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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기술, 외무고시 후배 아낌없는 지원 - 허태열(법률 67) 전 대통령 비서실장 및 국회의원
- 총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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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9-26
허태열(법률 67) /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 및 국회의원
Q. 자기소개를 해주신다면?
저는 모교 법률학과(67학번) 출신으로,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경기도 의정부시, 부천시장과 충청북도 도지사를 지내고, 정계에 진출, 국회의원(3선)과 박근혜 대통령 초대 비서실장까지 모두 42년간의 긴 공직 생활을 마감한 후, 지금은 여유 자적한 노후 인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시장, 도지사, 대통령비서실장 등 주요 공직을 두루 거치셨다. 여러 직책을 맡으시며 가장 인상 깊었던 일들을 소개해 주신다면?
제가 시장과 도지사를 지내는 동안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들을 하나하나 해결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의정부 시장 시절, 시내 한복판에 있던 위험천만한 탄약고(약 30만 평)를 시 외곽으로 이전시키고, 그곳을 지금 의정부시의 핵심 뉴타운으로 탈바꿈시킨 일, 부천 시장 시절 중동 신도시를 입안하고 건설한 일과 부천역을 수십 년 동안 불법 점거해온 노점상들을 철거하고 역 광장을 시민들에게 돌려드린 일, 그리고 충북도지사 시절, 충남도와의 치열한 물밑 경쟁 끝에 국가 보건 의료 단지를 오송(五松)으로 유치한 일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젊은 시절의 패기와 진심 어린 노력의 값진 결과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도와주신 많은 분들과 지역 주민들의 협조와 지원에 지금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정계에 진출하여 크고 작은 당과 국회직을 거치면서 특기할 것은 600년 묵은 지방행정체제(시도-시군구)를 국가의 중·장기적 발전과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새로운 지방행정체제로 개혁하기 위한 특별법안을 어렵디어려운 여야의 합의를 도출해 국회에서 통과시킨 일, 그리고 박근혜 정부의 출범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경주했던 일이 기억에 강력히 남아 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해서 42년이란 긴 공직 생활을 나름의 실적과 보람을 갖고 마무리했다는 자부심과 안도감을 간직할 수 있었다는 점은 저로서는 소중한 추억이자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Q. 최근 <대한민국의 구조조정과 혁신>이라는 책을 펴내셨다. 책에서 언급하신 여러 토픽 중 가장 강조하고 싶으신 이야기는?
제 책의 상당 부분이 내각제 개헌에 할애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토픽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1948년 건국과 함께 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하여 76년이 지난 지금까지 지속되어 오면서,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고, 세계 10대 선진국으로 발돋움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76년 세월 동안 이룩한 대한민국의 급격한 경제, 사회, 문화적 발전과 변혁은 이제 권위주의적이고 경직된 대통령 중심제로는 더 이상 유지, 발전시키는 데 근본적인 한계에 봉착했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중심제는 국정의 거의 모든 권한을 대통령에게 집중하는 제도입니다. 임기(5년)가 보장되고 국회에 출석, 답변할 의무도 없는 제왕적 대통령은 자연히 권위주의적이고 독선과 오만의 덫에 빠져서 국정의 핵심 파트너인 야당과의 대화와 타협을 단절 또는 기피하게 됩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잃은 야당은 정부와 대화가 단절된 채 사사건건 정부를 비판하고 공격함으로써 차기 집권을 위한 끊임없는 정쟁을 이어감으로써 국민과 국론을 극도로 분열시키고 무한대의 대여 투쟁의 장기 지속은 정치의 저질화로 국민 심성의 황폐화를 심화시켜 왔습니다.
대한민국이 지금의 세계 10위권의 선진강국을 넘어 5위권의 선진강국을 이루기 위해서는 현행 대통령 중심제가 안고 있는 정부와 국회, 정치 제도의 근본적인 대수술과 변혁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전 세계사적으로 인정된 내각제로의 개헌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의 모든 선진국치고 내각책임제를 하고 있지 않는 나라가 없다는 사실은 세계 5위권의 선진강국을 지향하는 대한민국에 주는 커다란 시사점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각책임제는 수상(총리)이 매번 국회에 출석, 의원들의 국정 현안에 대한 질의에 답변해야 하고, 민심을 기민하게 살피면서 수시로 야당과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정을 효율적이고 원만하게 운영하는 제도입니다. 야당에도 국정의 파트너로서 국정 운영에 일정한 기능과 용간을 열어 두는 평화와 공존의 시스템입니다. 내각제가 도입되면 현행 대통령 중심제하의 무한의 정쟁과 투쟁, 국민과 국론의 분열 양상을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책에는 내각제 개헌 외에도 제가 행정과 정치 일선에 있으면서 느끼고 경험했던 국가 발전을 위한 몇 가지 정책 제안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한 지방 행정 체제의 개혁과 국민의 생명 산업인 농업, 농촌, 농민의 구조조정을 통한 농촌 뉴타운 사업, 그리고 우리 국민의 약 70%에 달하는 서민 대중의 일자리인 서비스 산업의 진흥과 활성화를 위해 내국인 출입을 허용하는 오픈 카지노(Open Casino)의 도입, 또한 국민의 건강과 호연지기 양성을 위한 초·중·고등학교 과정의 수업 일과 전 하루 30분 달리기 운동의 제창과 살인적인 과외 열풍 속에서 좌절하고 있는 저소득계층 자녀들의 대학 진학을 도울 수 있는 중견 기업들의 ‘꿈의 사다리 학당’의 개설과 운영과 관련한 정책 제안들도 담고 있습니다.
Q. 성지장학재단 이사장을 맡고 계신다. 성지장학재단이 어떤 단체인지 소개해 주신다면?
성지장학재단은 행정, 기술, 외무고시 등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을 지원, 격려하기 위해 설립된 재단입니다. 선후배와 독지가들의 도움으로 현재 12억의 기금을 조성하고 그로 발생하는 이자 수입으로 고시 1차와 2차 합격자들에게 아직은 소액이지만 격려금(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속 기금 확충을 통해 고시 지망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실력 있는 재단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모교의 후배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성지장학재단의 사업 대상인 모교 고시 지망생들에게 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고시 도전은 2번만 하십시오. 횟수가 늘어날수록 합격률도 떨어지고, 나이도 들기 때문에 고시 이외의 진로를 선택하는데 어려움이 생깁니다. 2번의 응시로 합격을 할 수 있는 왕도는 얼마나 고시 공부에 ‘몰입’하느냐의 문제라고 봅니다. 한정된 시간(2년)에 최대의 효율을 높이는 길은 결국 주어진(가능한) 공부 시간에 모든 것을 물리치고 오로지 공부에 최대한 몰입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자신의 몰입 능력을 수시로 체크하시길 권고드립니다. 개인적 성격이나, 사정(가정적, 경제적, 사회적 등)으로 몰입이 어렵다면 고시 이외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고시 공부 시절, 몰입하는 훈련과 능력은 앞으로 공직 진출 이후에서도, 또 무슨 일을 하든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대단히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