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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빗장 여는 '힙트레디션' 종합적 실천 - 안현정(일반대학원 01) 모교 박물관 학예실장
- 총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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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5-23
안현정(일반대학원 01)
모교 박물관 학예실장
Q1. 자기소개를 해주신다면?
안녕하세요. 저는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미술학 석사, 동양철학과 예술철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모교 박물관 학예실장으로 재직 중인 안현정입니다. 전통과 현대, 철학과 기획, 사유와 실천을 넘나드는 활동을 기반으로 ‘힙트레디션(Hip-Tradition)’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삼아 다양한 문화 실천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Q2. 현재 모교 박물관에 학예실장으로 계신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의 여정을 간단히 알려주신다면?
2010년 성균관대학교 박물관에 학예연구사로 입사한 이후, 전통 유물의 재해석, 현대적 전시기획, 교육 프로그램, 국제 협력 등을 폭넓게 경험하며 책임연구사를 거쳐 현재 학예실장을 맡고 있습니다. 박물관이라는 공간을 단지 ‘유물을 보관하는 장소’가 아닌, ‘시대의 철학과 사회의 흐름이 교차하는 플랫폼’으로 보고, 그 안에서 전통과 기술, 감각과 철학이 만나는 접점을 실천하고자 했습니다. 이 모든 여정 속에서 늘 품격 있는 통찰로 이끌어 주신 김대식 관장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Q3. 모교 박물관의 역할과 기능을 소개해 주신다면?
성균관대학교 박물관은 조선 선비 유물을 중심으로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유교 정신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며, 전통과 동시대를 이어주는 지성의 플랫폼입니다. 2024년에 개관 60주년을 맞아 기념전을 개최하였으며, 이를 기점으로 다양한 동문 작가와의 협업, 기증 문화 확산, 해외 문화기관과의 공동 기획 등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습니다. 박물관은 살아 있는 교육 현장이자, 문화 실험실로 기능해야 하며, 그 중심에서 큐레이터는 감각과 사유를 번역하는 해석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4. 모교에서 배웠던 강의 중 현재 활동에 도움이 되시는 것을 소개해 주신다면?
전임 관장이셨던 조선미 교수님의 미술사 강의는 저에게 단지 시대 양식을 배우는 수업이 아니라, 예술을 철학적으로 해석하는 법을 가르쳐준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동양 미학 세미나’와 ‘예술철학 고전 강독’ 수업은 예술을 감각 너머의 질문으로 받아들이게 해준 가장 깊이 있는 훈련이었습니다. 성균관대학교는 단지 지식을 축적하는 장소가 아니라, 저에게 존재를 성찰하고 질문하는 습관을 길러준 배움의 근간입니다.
Q5. 미술의 어떤 점이 안현정 동문님께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나요?
미술은 철학, 감각, 기술, 제도, 사회가 복합적으로 교차하는 언어입니다. 말로 다할 수 없는 질문과 감정을 시각적으로 구현해 내는 그 힘이 저를 미술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그러한 고민의 결과로 나온 책이 「한국미의 레이어: 눈맛의 발견」입니다. 이 책은 한국적 시각 미감의 층위를 ‘눈맛’이라는 개념으로 풀어낸 작업으로, 현재 5쇄를 돌파했고 프라하 국제도서전 등 해외에서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처럼 전통미를 동시대적 언어로 번역하고, 그것을 세계와 공유하는 큐레이터십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Q6. 앞으로 어떤 큐레이터가 되고 싶으신지?
저는 감각의 번역자이자 철학의 실천자, 그리고 공공성과 예술의 다리를 잇는 실무가형 큐레이터로 남고 싶습니다. 지난 5년간 운영해 온 ‘청년타임스’라는 비영리 플랫폼은 젊은 작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예술 생태계의 다양성과 자생력을 확장하는 실험장이었고, FM 99.1 ‘한석준의 문화시대 – 안현정의 아트 프리즘’ 방송에서는 예술의 언어를 대중에게 번역해 소개하며 공공성과 예술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작업을 했습니다. 앞으로도 포용적 문화 실천을 바탕으로, 다원화된 사회 속 예술의 실질적 의미를 찾아가는 큐레이팅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Q7. 마지막으로, 안현정 동문님께 ‘성균관대학교’란 어떤 의미 혹은 이미지인지?
성균관대학교는 제게 학문의 자궁이자, 사유의 첫 호흡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저는 전통을 경외하는 태도와, 그것을 동시대적으로 실천하는 지혜를 배웠습니다. 성균관대는 저에게 단지 학교 이상의 의미입니다. 이곳에서 저는 ‘질문하는 사람’으로 태어났고, 지금도 그 질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여정에서 언제나 조용히 방향을 지켜주신 김대식 관장님의 혜안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성균관의 하늘 아래 처음 품었던 그 질문들을, 이제는 더 멀리, 더 깊이 던지고자 합니다. 사유는 전통에서 출발하고, 실천은 공동체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저는 그 길 위에, 성균인의 이름으로 오늘도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