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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앤영] 자신의 발자취 생생공유, '에브리타임' 후배 멘토링 - 박수진(소프트웨어 14) 구글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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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24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오늘날, 모교 동문들은 비대면 채널을 통해서도 정보를 나누고 교류한다. ‘에브리타임’은 모교 재학생과 졸업 동문들이 모여 소통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박수진 동문은 2019년부터 에브리타임에 자신의 경험에 대한 글을 올리며 후배들의 멘토링 역할을 하고 있다. 구글 엔지니어로 활동하고 있는 박수진 동문을 만나보았다.

박수진(소프트웨어 14) 구글 엔지니어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소프트웨어학과 14학번 박수진입니다. 2019년에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 공과대학교(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대학원에서 Computer Science 박사과정으로 공부하다가 이제 곧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졸업 후에는 올해부터 구글 Cloud Infrastructure 팀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인터뷰로 제 얘기를 나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Q. 모교 재학생 및 동문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꾸준히 글을 작성하고 계신다. 처음 글을 쓰시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소프트웨어학과가 2011년에 생겼고, 제가 4기이다 보니 미국 박사과정을 준비한 사람은 제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관련 정보도, 진학한 선배도 없어서, 내가 과연 현실적인 목표를 향해 도전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괜히 헛바람이 들어 불가능한 꿈에 에너지를 쏟고 있는 건지조차 명확하지 못해서 불안했습니다. 그럴 때, 한 명의 선배라도 선례를 만들어 주면, 그 발자취를 따라가며 준비할 수 있어서 심리적으로도, 실질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후배들에게 이런 방향의 진로도 있다는 것을 소개해 주고 싶었습니다. 제 글을 읽고 '이런 길도 있구나' 하고 관심을 가지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다음 목표나 꿈을 그려 나가는 후배가 생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 글을 작성했습니다.
Q. 학부 졸업 후 미국 조지아 공과대학교(Georgia Tech) 대학원에 진학했다. 보람찼던 순간으로 어떤 것이 있었는지?
안 그래도 힘든 박사과정인데, 아무런 연고도 없는 타국에서 모든 걸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한다는 현실은 처음 예상하고 각오했던 것보다 훨씬 더 모질고 험난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대학원 유학이 이렇게 다사다난한 여정이라는 사실을 몰랐기에 오히려 용기 내어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역경들을 하나씩 이겨내며 조금씩 성장할 때마다 ‘이 길을 선택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하게는, 유학을 나오기 전보다 영어가 한층 편해졌고, Meta, Microsoft 같은 여러 빅테크 기업에서도 연구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요.
제 분야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영역이 생기는 것이 좋았어요. 또 전 세계에서 모인 똑똑한 친구들이 가득한 환경에서, 서로 배우고 자극을 주고받으며 형성된 네트워크 역시 유학을 통해 얻은 큰 자산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원에 갓 입학했을 때만 해도 모두가 낯선 타지에서 함께 고군분투하던 신입생들이었는데, 이제는 그 친구들이 전 세계 유수 대학의 교수가 되거나 주요 테크 기업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면 새삼 신기합니다. 결과적으로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선택한 덕분에 더 많은 기회와 성취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학문적인 성장만큼이나, 삶 자체가 넓어지고 풍부해졌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운 여정이었습니다.
Q.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메타(Meta) 방문 연구자로 근무한 소감을 공유해 주신다면?
저도 컴퓨터를 전공하고 있는 만큼, 실리콘밸리에 대한 로망이 늘 있었습니다. 마침, Menlo Park에 있는 Meta 본사에서 7개월간 방문연구원(Visiting Researcher)으로 일할 기회를 얻게 되었고, 처음에는 졸업이 늦어질까 봐 조금 망설이기도 했어요. 그래도 ‘한 번쯤 꼭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훨씬 더 컸기 때문에, 결국 마음이 이끄는 대로 선택하게 됐습니다. 메타에 다니면서 가장 먼저 느꼈던 건 의외로 ‘괴리감’이었던 것 같아요. 대학원에 있을 때보다 업무 강도도 더 낮고, 밤새우는 일도 없고, 일과 삶의 균형도 지켜가며 더 여유롭게 일했는데, 제가 작은 것 하나만 완성해 가도 팀원들은 아낌없이 칭찬해 줬고, 월급은 2~3배를 줬거든요. 이외에도 다방면으로 지원을 해주어서 개발자들이 업무 외적인 일에 에너지를 쓰지 않도록, 회사가 환경과 시스템을 최대한 지원해 주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모든 것이 잘 갖춰진 환경 속에서 오히려 더 크게 느낀 건,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는 점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면서 성실한 태도를 보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지만, 메타에서 재택근무를 할 때는 하루 종일 정말 열심히 일했더라도 그날따라 코드가 풀리지 않고 진전이 없으면 하루 종일 논 것과 다름없어지는 기분이었어요.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걸 체감했던 시기였습니다.
Q. 학계에 남는 것이 아니라 인더스트리로 가는 길을 선택하셨다. 구글에 지원하고 합격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주신다면?
저는 진로를 결정할 때 늘 제 앞을 몇 년 먼저 걸어간 선배들을 많이 관찰해 왔어요. 특히, 똑똑하고 멋지다고 느낀 분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유심히 보고 따라가려 했던 것 같아요. 교수가 되는 길과 인더스트리 중 교수보다는 인더스트리에 흥미를 느꼈었습니다. 혹시 내가 인더스트리에 막연한 로망을 갖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서, 오히려 적극적으로 그 세계를 직접 경험해 보려고 했습니다. 한국 인더스트리, 미국 인더스트리, 유럽 학계, 미국 학계까지 정말 다양한 환경에서 인턴십을 해봤는데, 경험해 보니 의외로 인더스트리가 제게 훨씬 더 잘 맞더라고요. 저는 시스템 성능과 효율을 높이는 연구를 주로 해왔기 때문에, 인더스트리에서 접할 수 있는 압도적인 자원과 스케일, 그리고 실질적인 임팩트가 특히 더 크게 느껴졌어요.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건, 회사에서는 박사들이나 경력 많은 엔지니어들과 함께 일하게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교수가 되면 이제 막 학부를 졸업한 학생들을 가르치며 함께 연구해야 하잖아요. 지금은 뛰어난 동료들과 함께 일하며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들이 좀 더 기대되기도 하고, 그 환경 자체가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Q. 해외로 나아가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
해외 진학이나 취업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분명 쉽지 않은 순간들도 마주하시겠지만, 그만큼 다채로운 경험과 깊은 성장을 얻게 되는 여정이 될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는 비록 이제 연구실을 떠나 새로운 환경으로 나아가지만,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방식으로 멘토링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