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동창회 뉴스
[성균인사이드] 사람과 환경, 사회 잇는 공간 창조 - 김수석(건축공 01) 건축가
- 총동창회
- 조회수176
- 2025-10-24
도시는 끊임없이 변하지만, 그 안의 건축은 언제나 ‘지속’을 고민한다. 환경의 한계를 의식하고, 다음 세대를 위한 공간의 책임을 묻는 일이 바로 그들의 과제다. 이번 호에서는 지속가능한 건축을 통해 혁신과 지속성의 공존을 모색해 온 김수석(건축공 01) 건축가를 만나 보았다. 자연과 인간, 그리고 시간의 균형을 고민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Q1. 자기소개를 해주신다면?
SSK 건축사사무소를 이끌고 있는 건축가 김수석(건축공 01)입니다. 독일연방건축사(BDA NRW)이자 대한민국 건축사로서, 환경적응건축(Adaptive Architecture)에 기반한 건축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건축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사람과 환경, 사회를 연결하는 살아있는 매개체입니다. 공간은 인간의 행동과 감정에 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공간심리를 토대로 건축의 사회적 역할과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건축이 삶을 치유하고 관계를 회복시키는 실질적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Q2. 건축가로서 걸어온 길을 말씀해 주신다면?
저는 할아버지로부터 아버지에 이르기까지 건축의 길을 걸어온 집안에서 태어나, 건축이 일상이었던 환경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자연스레 공간에 대한 감수성과 상상력을 체득하며, 건축을 삶의 언어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장학생으로 최우수 졸업한 뒤, 영국으로 건너가 AA School에서 지속가능한건축(Sustainable Architecture)을 전공했습니다. 이 후 Foster + Partners(영국)에서 Al Balad Station과 Jeddah Metro Prototype 등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하이테크 건축의 본질과 깊이를 체득했습니다. 이어 미래 지향적인 설계를 선도하는 Populous(영국)에서는 Tottenham Hotspur New Stadium의 혁신적인 Tension Roof System 설계를 총괄했습니다. 이후 92년의 역사를 이어온 독일의 HPP Architekten에서 프로젝트 디자이너로 Südliche Überseequartier Hafencity, Metro Innovation Lab 등 다수의 프로젝트를 완수했습니다. 2017년 한국으로 귀국했을 때, 국내 건축 환경은 여전히 진부하고 비효율적 이었습니다. 혁신적인 디자인이 나오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미래지향적인 건축’을 하고자 2020년 SSK 건축사사무소를 설립했습니다. 이후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환경에 적응하며, 건강한 미래 공간을 제시하는 건축을 실현해가고 있습니다.
Q3. 2025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을 수상하신 소감을 말씀해주신다면? 어떤 부분이 수상에 기여했다고 생각하시는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는 독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디자인센터에서 주관하는,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고 혁신적인 국제 디자인상입니다. 그중에서도 ‘Design Concept’ 부문은 작품의 실현 가능성, 사회적 메시지, 그리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엄격한 심사와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선정되는 분야로, 이번 수상은 그 자체로 깊은 의미를 지닙니다. 수상작인 ‘응암하나어린이집’은 실제로 구현된 공공 어린이집 시설로서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유일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수상 사례입니다. 특히 지역사회와 긴밀히 맞닿은 공공건축이 세계 디자인 무대에서 인정받은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습니다. 새로운 건축적 전형을 제시함으로써 한국 건축의 디자인 역량이 세계적으로 공식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추상적인 건축 담론이나 조형적 실험을 지양하고, 실증적 데이터와 도시 맥락에 기반한 현실적 접근법을 통해 비합리적 공간구조를 지닌 구도심의 문제를 건축적으로 해석하고 환경적·사회적으로 지속 가능한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점이 혁신적인 건축디자인을 중요시하는 레드닷 심사위원단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 레드닷 수상작 '응암 하나어린이집 내부 사진'
Q4. ‘이화여자대학교 헬렌관 재건축 설계입찰 당선작, 베니스 비엔날레 파빌리온 국제설계경기 당선작, 원당게이트볼 경기장(인천건축상 우수상)’ 등 혁신적인 건축이 돋보인다. 이에 대하여 소개해 주신다면?
헬렌관은 이화여자대학교 최초의 중앙도서관이자, 이대의 역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물입니다. 오랜 시간 이대의 학문적 전통과 정체성을 담아온 장소로서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단순히 대학의 상징적 건물을 재건축하는 과업을 넘어, 한국 근대 건축사의 흐름 속에서 ‘헬렌관’이라는 공간의 정체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초점을 두었습니다. 이화여대의 역사와 미래를 상징하는 건물인 만큼, 혁신적인 디자인 방법론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였습니다. 특히 환경적응파사드 시스템을 도입하여 채광과 환기를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일사량과 실내풍동(CFD) 등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디자인의 완성도와 효율성을 극대화했습니다. 현재 헬렌관 프로젝트는 실시설계단계에 있으며, 2028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베니스 비엔날레를 기념하기 위해 계획된 파빌리온은 연중 안개가 자욱한 베니스의 분위기 속에 건축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디자인 한 작품입니다. 개방적인 공간 구조와 절제된 재료 사용을 통해 주변의 물리적 맥락과 조화를 이루며, 건물이 주인공이 아닌 배경으로 존재하는 건축 미학을 구현했습니다. 원당게이트볼 경기장은 스마트 에코시티를 지향하는 인천 서구에서 진행된 지명 설계공모 당선작으로, 국내 최초로 자연환기 In-Let, 배수 Chamber, Skin Structure 등 첨단 설계 기법을 도입한 프로젝트입니다. 그 혁신성과 기술적 완성도를 인정받아 2025 인천건축상 우수상을 수상하였으며, 환경적·사회적 지속가능성을 건축적으로 구현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이화여대 헬렌관 재건축안 투시도
Q5. SSK는 어떤 건축을 지향하시는지?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를 말씀해 주신다면?
SSK는 추상적이고 어려운 건축보다는 건축의 조형미와 의미를 데이터와 시스템에 기반하여 통합하는 실증적인 건축을 추구합니다. 공간의 아름다움과 기능 사이의 최적화된 균형을 통해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쾌젹한 실내환경을 담보할 수 있는 환경적응건축(Adaptive Architecture)을 지향합니다. 한국에서는 친환경 건축이라고 유사하게 알려져 있는 개념입니다. 이는 공간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빛, 음영, 소리, 유체 등 무형요소의 정제된 공간화를 통해 파편화된 우리의 일상을 재생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또한 SSK는 건축의 기본단위인 가구와 라이팅부터 설계 및 감리까지 종합디자인을 수행하는 하이엔드 스튜디오로 저가수주 및 무의미한 다작은 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프라이드를 가지고 밀도있는 스터디를 통해 건축 디테일의 정점을 추구하는 디자인 지향적 스튜디오로 혁신적인 공간작업을 이어나가서 세계에서 인정받는 건축 스튜디오로 성장시키고자 합니다.
Q6. 마지막으로, 김수석 동문님께 ‘성균관대학교’란 어떤 의미 혹은 이미지인지?
성장의 여정을 되돌아보면, 제 인생에는 세 번의 중요한 전환점이 있었습니다. 영국은 저에게 건축가로서의 가능성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었고, 독일은 그 기회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단단한 토대를 마련해주었습니다. 입학 이후부터 지금까지 꿈들을 하나씩 현실로 만들어가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성균관대 동문’이라는 타이틀은 언제나 저에게 든든한 버팀목이자 방향을 제시해 주는 나침반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균관대학교는 저에게 성장과 도전의 토양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