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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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퍼스 둘러보기] 자연과학캠퍼스 대운동장 ··· 건강한 캠퍼스 라이프 NEW
- 자연과학캠퍼스 대운동장 ··· 건강한 캠퍼스 라이프 자연과학캠퍼스 기숙사 신관 앞에 위치한 대운동장은 따뜻한 봄기운을 만끽하며 야외 활동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학우들은 이곳에서 러닝, 축구, 농구 등 다양한 체육 활동을 하며 건강을 다지고, 활력을 얻을 수 있다. 특히 봄철에는 운동장 주변에 만개한 꽃들이 어우러져 더욱 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최근 N센터 앞에 위치했던 야외 농구장이 철거되면서, 대운동장 한편에 새로운 농구 코트가 조성되었다. 새롭게 마련된 공간에는 총 세 개의 농구 코트가 구비되어 있어, 학우들은 더욱 쾌적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곳에서는 수업이 끝난 후 가볍게 몸을 풀거나, 친구들과 함께 팀을 이뤄 경기를 펼치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대운동장은 단순한 체육 공간을 넘어, 학우들이 모여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열린 장소로 자리 잡고 있다. 운동 후 함께 담소를 나누거나,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봄의 정취를 느낄 수도 있다. 또한, 대운동장은 자연과학캠퍼스 내에서 공식 행사나 동아리 활동이 열리는 주요 공간으로도 활용되며, 학우들에게 더욱 친숙한 장소로 다가가고 있다. 새로운 농구 코트의 조성과 더불어, 앞으로도 대운동장이 더욱 쾌적하고 활기찬 공간으로 유지되기를 기대해 본다. 학우들이 이곳에서 마음껏 스포츠를 즐기며 건강한 캠퍼스 생활을 이어가기를 바란다. 서윤오(화공 23)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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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총동창회
- 작성일 2025-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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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칼럼] 당신의 시작은 무엇인가 - 지도경(디자인 23) NEW
- 당신의 시작은 무엇인가 지도경(디자인 23) 이즈음에는 많은 것들이 다시 시작된다. 봄, 개강, 그리고 개화. 우리는 매년 이맘때쯤 새로운 출발을 맞이한다. 누군가는 새해가 밝자마자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또 누군가는 2월부터 요리 학원을 등록하며 새로운 취미를 시작한다. 3월이 되면 하루 다섯 페이지씩 책을 읽겠다는 다짐을 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각자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며, 우리 삶은 그렇게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간다. 대학생들에게 가장 설레는 시작 중 하나는 입학식이다. 얼마 전, 25학번 신입생들의 입학식이 열렸고, 나는 그 행사를 돕는 학생 단체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내 역할은 입구에서 신입생들을 맞이하고 길을 안내하는 일이었다. 아침 9시부터 정오까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수많은 신입생들을 마주했다. 두툼한 패딩 속에서 입학식 키트를 양손 가득 들고 긴장한 표정으로 걸어 들어오는 학생들, 우리가 건넨 환영 인사에 수줍지만 밝은 미소로 "감사합니다"라고 답하는 학생들, 그리고 뜻밖의 만남-내가 조교로 있던 미술학원에서 가르쳤던 학생이 우리 학교에 입학해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그 순간, 새내기들의 설렘과 기대가 고스란히 전해지며 나도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누군가의 시작을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지켜본다는 것, 그 자체가 나를 설레게 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었다. 그렇게 신입생들을 바라보다가, 문득 나의 입학식이 떠올랐다. 모르는 친구와 어깨를 맞대고 킹고 응원단의 구호에 맞춰 목청껏 성균관대학교에서의 미래를 외치던 날. 가슴이 뛰었고, 온통 기대감으로 가득 찼었다. 그리고 그날, 총장님의 말씀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세계를 향해 나아가 담대히 도전하라." 신입생이었던 나는 그 한마디에서 무한한 가능성이 느껴졌고, 대학 생활이 마치 새로운 세상을 여는 문처럼 느껴졌다. 설렘, 기대, 도전, 그리고 희망. 그 순간, 앞으로 걸어갈 길이 벅차고도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임을 예감했다. 그렇게 열정으로 가득 찼던 1학년이 지나, 도전에 망설임이 없던 2학년을 보냈다. 느낌표와 물음표로 가득했던 지난 2년은 나를 성장시켰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 주었다. 하지만 3학년이 된 지금, 나는 예상치 못한 고민에 빠졌다. 늘 좋았던 것들이 예전만큼 설레지 않았고, 날 웃음 짓게 만들던 것들이 점점 희미해졌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어딘가 다른 곳으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 자신이 정체되어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아마도 나는 여전히 불확실한 가능성과 모험을 갈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깨달았다. 새로운 시작이란 언제나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때로는 속도를 늦추고, 쉼표를 찍는 것도 시작의 일부일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올해, 나는 새로운 도전 대신 새로운 쉼을 택하려 한다. 흔히 시작과 쉼표는 상반된 개념처럼 보이지만, 나에게 쉼표는 또 다른 출발선이다. 세상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멈춰 서서 나를 돌아보고,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나아갈 힘을 기르는 과정이다. 밤하늘이 깊어질수록 별은 더욱 선명하게 빛나듯, 나도 조용한 밤처럼 나를 들여다보고, 내 안의 빛을 발견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그러니 올해의 나에게 쉼표는 멈춤이 아닌 나를 위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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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총동창회
- 작성일 2025-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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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문칼럼] 동문수필 - 신춘 소곡(新春小曲), 김붕래(국문 61) NEW
- 신춘 소곡(新春小曲) 김붕래(金鵬來) 국문과 61학번, 중국 옌타이대학 외래교수 역임 <한미문단> 해외문학상 수상 기행문 <삼황오제> 등 가난한 선비의 집일망정 방안에는 거문고가 있고, 창밖에는 매화 몇 그루가 심겨 있었습니다. 그것은 100평 밭이 넓지는 않으나 그 반은 꽃을 심으려는(三頃無多半種花) 선비의 마음입니다. 겨울의 한가운데인 동짓날, 선비는 먹을 갈아 81송이 매화를 그려 창가에 걸어 놓습니다. 이를 이름하여 구구소한도(九九消寒圖)라 합니다. 그러고는 하루에 한 송이씩 붉은 칠을 해 나갑니다. 이렇게 81일이 되는 날은 대략 양력 3월 10일경, 절기로는 개구리가 기지개를 켠다는 경칩 무렵이 됩니다. 외로운 선비의 방에 81송이의 매화가 붉은 칠을 마친 날, 선비는 창문을 열어젖힙니다. 뒤뜰에 심어놓은 홍매가 바람결에 향기를 전합니다. 선비의 가슴 가득 봄이 만개합니다. 오동나무는 천년이 지나도 항상 그 곡조를 간직하고 매화는 일생을 춥게 살아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 조선 중기 시인 상촌 신흠의 시 한 구절입니다. ‘梅一生寒不賣香, 桐千年老恒裝曲’ 이 대련은 그냥 글씨로도 좋지만. 매화 한 그루가 피어 있는 양지바른 방, 오동나무 거문고를 타는 선비가 있는 그림과 곁들인다면 금상첨화일 겁니다. 매화는 세한삼우(歲寒三友)의 표상이며, 오상고절(傲霜孤節)의 지조를 지닌 꽃이기에 이 땅의 선비인 양 많은 사람들이 사랑한 꽃입니다. 옛날 선비들은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 몇 그루를 뒤뜰에 심었습니다. 심고 다음 해가 되면 아이들 키만큼 자란 밑동을 잘라줍니다. 다음 해 다시 나무 밑동을 또 베어 냅니다. 이렇게 몇 년을 뿌리가 땅속 깊이 퍼져 나갈 때까지 베어내야 자라서 속이 꽉 찬 나무가 됩니다. 세월이 흘러 딸이 시집갈 때 실하게 자란 오동나무를 베어 옷장을 만들어 혼수로 보냅니다. 남은 나무는 거문고를 만듭니다. 천년이 지나도 제 곡조를 지닌 명기가 탄생합니다. 백설이 눈부신/ 하늘 한 모서리 / 다홍으로/ 불이 붙는다. 차가울수록/ 사무치는 정화 / 그 뉘를 사모하기에 이 깊은 겨울에 애태워 피는가. - 정 훈 <동백 > 여수 향일암이나 남해 보리암 양지 녘으로는 지금쯤 뜨겁게 동백이 피어 있을 겁니다. 바닷가로 우리나라에는 유별나게 관음 사찰이 많습니다. “나무 관세음보살” 한 번만 외면 달려와 우리의 영혼을 제도해 주시는 고마운 부처님도 그곳에 계실 겁니다. 거기 가면 그냥 바다 냄새도 뭉클, 파도소리로 반기면서 벌써 겨울은 다 물러갔다는 춘신을 접할 텐데, 저는 왜 이렇게 방에만 박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기 코끼리 시절 사육사는 굵은 밧줄로 코끼리를 도망 못 가게 매어 둡니다. 어른 코끼리가 되어도 당연히 그 줄을 끊지 못하리라 체념한다고 합니다. 매화나 동백같이 그 여린 것들도 겨울의 독기와 싸우며 꽃을 피울 줄 아는데, 매일 같이 시간이 남아도는 나는 왜 봄을 찾아 남행열차를 못 타는 걸까요? 한평생 시간이란 밧줄에 챙챙 동여 매인 그 상처가 아직도 남아 있는 탓일까요? 그대 여기 계시지 아니하나 / 그대 뜻에 따라/ 이 봄의 풀잎은 일어서고 꽃들은 하늘에다 오색 종이를 날린다. 일어선 풀잎 하나만 보아도 / 눈물 나는 이 봄에 황사는 자욱하게 하늘을 가리고 / 일어서라, 일어서라 일어서라고 누가 외치지 않아도/ 저 하찮은 들꽃들마저 일어서서 하늘에다 오색 등불을 매단다. - 김종해 <이 봄의 축제> 내 방에는 아직 겨울이 그대로 남아 있지만, 이 시를 읽으면 어디선가 봄을 실은 기차가 급하게 달려 올 것만 같습니다. 누가 외치지 않아도 찾아오는 봄. 그 봄의 황홀한 감격을 내 평생 참 많이 누렸으니 새삼 제주도나 향일암을 그리워하는 것은 사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인이 황사 흩날리는 하늘에다 날려 보낸 이름 짓지 않은 새! 그 새의 이름을 찾아 주는 것은 바로 우리들의 몫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봄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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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총동창회
- 작성일 2025-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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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문칼럼] "형! 왜 그래" - 권오식(영문 77) NEW
- 권오식(영문 77) 대학생 시절 추억의 장소로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은 명륜동 캠퍼스의 금잔디 광장이다. 성대 합창단 발표회를 비롯하여 축제 행사 등의 교내 여러행사들의 흔적이 이곳저곳에 묻어있어 잔디밭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보고 듣고 느끼고 있는 기분이 드는 곳이었다. 동기생들과는 강의 시간 사이사이에 시간이 날 때면 그곳에 앉아서 토론도 하고, 5명이 모이면 할 수 있는 마이티 카드게임도 하고, 어떤 학우는 드러누워 하늘을 보면 일광욕도 하는 곳이었다. 대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그날도 금잔디 광장에서 영문과 몇몇 동기생들과 한가롭게 앉아 봄기운을 만끽하고 있었다. 어디선가 나타난 교무처 직원이 다가와 권오식 학생이냐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어머니가 급히 찾으니 집으로 전화해 보라는 메모를 전달해 주었다. 금잔디 광장 남쪽 교무처 빌딩 앞에 있는 공중전화 부스에 가서 전화기에 동전을 넣고 집으로 어머니께 전화를 하였다. 외삼촌이 돌아가셔서 경상남도 충무(지금의 통영)로 어머니와 같이 급히 내려가자는 것이었다. 그 당시에는 급행열차라고 해도 충무까지 가려면 12시간 이상 걸렸다. 어머니와 나는 서울역으로 가서 저녁 기차를 타고 충무에는 다음 날 오전에야 도착하였다. 충무 빈소에는 몇 안 되는 친척들이 모여 있었다. 모인 친척 중에 불량스러운 옷차림에 헝클어진 머리카락, 험상궂은 인상의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외삼촌 둘째 부인의 아들로 나에게는 외사촌뻘이 되는 형이라고 어머니가 귀띔해 주었다. 처음 보는 형이었는데, 외숙모와의 관계가 심상치 않았고 숨은 이야기가 많은 듯하였다 밤이 되어 저녁을 먹고 있는데, 그 외사촌 형이 소주를 한 병 거의 다 비우는 듯하더니 식칼을 들고 “다 죽여 버리겠다!!!”라고 고함을 치며 가족들을 위협하는 것이었다. 가족들은 모두 얼어붙었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던 나는 위험을 직감하였다. 어떻게 해야지 하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그 외사촌 형에게 급히 다가가 식칼을 든 팔을 잡았다. “형! 왜 그래!” 라고 떨리며 경직된 목소리의 외마디가 튀어나왔다. 그 형은 나의 갑작스러운 반응에 내심 놀란 듯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눈에는 핏빨이 서 있었지만 광기는 볼 수 없었다. “잘 못하면 다치잖아~” 라고 조금은 긴장감이 줄어든 목소리로 말을 잇따라 건넸다. 사촌 형은 다시 나를 쳐다보더니 칼을 내동댕이치고 밖으로 나가 버렸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위험한 긴급 상황에서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과 행동이었고, 다행스럽게도 위험한 상황이 종료되었다. 그때부터 한참 동안 심장이 막 뛰고 손까지 마구 떨리는 것이었다. 내가 어떻게 그런 용기가 나서 식칼을 든 사람에게 다가가서 그런 말들을 건네었었는지 모르겠다. 다시 생각해 봐도 잘못되었으면 정말 큰일을 치를 뻔하였다. 다음 날 아침 발인에 그 외사촌 형은 보이지 않았다. 발인이 끝날 때쯤 되어서 외사촌 형이 집에 들어오더니 나보고 밖으로 나가자는 것이었다. 얼굴 표정은 어제와는 완전히 다르게 온화해 보였다. 나는 위험할 것 같지 않아 따라 나섰다. 그 외사촌 형은 충무 시내를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아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서울에서 온 내 동생이야”라고 목에 힘을 줘가며 자랑스럽게 나를 소개하는 것이었다. 어제 밤 “형!”이라고 불러준 것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았다. 곱상하고 단정한 서울에서 온 대학생이 동생이라는 것을 자랑하려고 데리고 다니는 것이었다. 나도 나쁘지 않았다. 그 형의 자랑거리가 되는 것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어제 외사촌 형이 내 말을 들어주어 위험한 상황이 해결된 것이 고맙게 생각되었다. 심성은 아주 착한 사람인 것 같았다. 서울에 올라오는 길에 어머니로부터 그 사촌 형에 대하여 이 얘기 저 얘기를 들었다. 사촌 형은 집안에서 서자 취급을 받으며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자란 것 같았다. 지금은 노년이 되었을 그 사촌 형이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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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총동창회
- 작성일 2025-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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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문칼럼] 법률칼럼 - 인공지능기본법의 제정과 산업의 영향 NEW
- 인공지능기본법의 제정과 산업에의 영향 박상오(법학전문대학원 10) 법무법인(유한) 바른 변호사 급격하게 발전하는 인공지능(AI)과 관련 산업에의 영향 등에 대응하기 위하여 우리 국회는 올해 초 발 빠르게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하 ‘인공지능기본법’)이라는 인공지능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법률을 제정하였다(2025. 1. 21. 제정, 2026. 1. 22. 시행 예정). 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공지능(AI)을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법률로서, 콘텐츠산업, 모빌리티산업, 의료산업, 금융산업, 기타 수많은 산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기본법은 △ 인공지능기술 및 인공지능산업의 진흥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본계획 수립, △ 국가인공진흥위원회의 설치, △ 인공지능 기술 및 산업 활성화를 위한 각종 정부 지원, 중소기업 및 창업 지원, △ 인공지능 데이터 센터의 구축 및 운영에 대한 정부의 시책 추진 의무, △ 고영향 인공지능과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투명성 의무 부과 등의 규제와 같은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주목할 부분은 고영향 인공지능과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규제 부분이다. 인공지능기본법은 인공지능시스템 중 ‘고영향 인공지능’과 ‘생성형 인공지능’을 특별히 구분하여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정의부터 살펴보면, ‘고영향 인공지능’은 사람의 생명, 신체의 안전 및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인공지능시스템으로서 일정한 영역에서 활용되는 것을 말하고, ‘생성형 인공지능’은 입력한 데이터의 구조와 특성을 모방하여 글, 소리, 그림, 영상, 그 밖의 다양한 결과물을 생성하는 인공지능시스템을 말한다(법 제2조 제4호 및 제5호). 고영향 인공지능에 관한 인공지능기본법의 핵심적인 규제는 ‘투명성 확보 의무’이다. 구체적으로, ① 인공지능사업자가 고영향 인공지능을 제공하는 경우 사전에 검·인증 등을 받도록 노력하여야 하고(법 제30조 제3항), ② 인공지능사업자는 고영향 인공지능을 이용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경우 제품 또는 서비스가 해당 인공지능에 기반하여 운용된다는 사실을 이용자에게 사전에 고지하여야 한다(법 제31조 제1항). 또한 ③ 인공지능사업자는 고영향 인공지능 또는 이를 이용한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고영향 인공지능의 안전성·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위험관리 방안의 수립·운영 등의 내용을 포함하는 조치를 이행하여야 하고(법 제34조 제1항), ④ 고영향 인공지능을 이용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사전에 사람의 기본권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서도 노력하여야 한다(법 제35조 제1항). 생성형 인공지능에 관한 인공지능기본법의 핵심적인 규제 역시 ‘투명성 확보 의무’이다. 구체적으로, ① 인공지능사업자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이용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경우 제품 또는 서비스가 해당 인공지능에 기반하여 운용된다는 사실을 이용자에게 사전에 고지하여야 하고(법 제31조 제1항), ② 생성형 인공지능 또는 이를 이용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그 결과물이 생성형 인공지능에 의하여 생성되었다는 사실을 표시하여야 한다(법 제31조 제2항). 한편, 모든 인공지능사업자는 인공지능시스템을 이용하여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가상의 음향, 이미지 또는 영상 등의 결과물을 제공하는 경우 해당 결과물이 인공지능시스템에 의하여 생성되었다는 사실을 이용자가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고지 또는 표시하여야 한다(법 제31조 제3항). 이러한 인공지능기본법의 규제는 정부가 인공지능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 즉, 보호와 규제의 필요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인공지능사업자는 물론 인공지능을 활용하고자 하는 다른 사업자, 소비자로서도 새로 제정된 인공지능기본법의 내용을 숙지하여 권리를 보호하고 필요한 규제를 준수할 필요가 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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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총동창회
- 작성일 2025-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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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칼럼] 지속 가능 리더십 확보 길은 있다 -김종웅(신소재공 97) 모교 반도체융합공학과 학과장 NEW
- 김종웅(신소재공 97) 모교 반도체융합공학과 학과장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과 동시에 촉발된 전 세계적인 정치·경제적 혼란은 특히 반도체 산업 분야에 뚜렷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중 기술 패권 다툼의 격화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은 급속히 재편되고 있으며, 미국의 반도체 자립 정책과 중국의 기술 자립화를 위한 전방위적인 지원책이 충돌하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국제적 입지는 갈수록 불안정해지고 있다. 특히 미국이 중국과 거래하는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중국이 자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한국의 메모리와 비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은 불모지에서 시작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는 성공 신화를 써왔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품의 공급 차질과 품질 문제로 주요 고객사의 신뢰를 잃으며 두 차례에 걸쳐 공식 사과를 발표했다. 특히 두 번째 사과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이 직접 발표한 것으로, 이는 회사의 근본적인 기술 경쟁력 약화와 미래에 대한 우려를 시사하는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이는 국내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위기감을 증폭시키며, 글로벌 경쟁에서의 지속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기술 혁신과 품질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대학의 수준과 위치 등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인 지원을 진행하고 있어 그 효과가 불분명하다. 예컨대, 상위권 대학에서는 대학원 지원과의 연계를 통해 고급 전문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지역 대학들은 지역 산업과의 취업 연계를 중심으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정부 지원책은 이러한 대학별 차별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대학 지원 사업과 대학원 지원 사업이 각기 다른 정부 부처에서 운영되어 유사 목표의 사업 간 연계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이로 인해 지원 효과가 분산되고 산업 현장의 실제 수요와 괴리되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는 국내 최초의 반도체 계약학과인 반도체시스템공학과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일반학과인 반도체융합공학과를 신설하여,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의 대거 입학으로 성공적인 안착이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학교와 정부의 지원책이 일관되지 못하고 불충분하여 다양한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첨단 공정 장비 확충, 교육 및 연구를 위한 충분한 공간 확보, 글로벌 연구기관 및 산업체와의 전략적 협력 프로그램 활성화, 산업 현장과 긴밀히 연결된 유연한 교육과정 도입 등 구체적이고 일관된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대한민국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격변기 속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새로운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앞서 지적한 문제들을 해결할 명확한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의 대학 지원사업은 대학의 특성을 명확히 파악하고, 상위권 대학에는 대학원 중심의 전문 연구인력 양성과 더불어 일부 학생들의 산업 현장 조기 진출을 위한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 또한 지역 대학에는 취업과 연계된 현장 중심의 실무 인력 양성을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불어 대학 지원과 대학원 지원 사업을 단일 부처에서 관리하거나 부처 간 명확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정책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특히 성균관대학교와 같은 최상위권 대학의 특성을 살려 세계적인 수준의 인력과 연구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전략적이고 집중적인 지원을 제공하면서, 산업계에 바로 진출하는 인력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 이러한 종합적이고 차별화된 접근을 통해 대한민국은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에서 지속 가능한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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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총동창회
- 작성일 2025-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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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문칼럼] 연금개혁과 세대공존 - 이왕구(한문 92) 한국일보 뉴스룸국 에디터 NEW
- 연금개혁과 세대공존 이왕구(한문 92, 한국일보 뉴스룸국 에디터) 최근 8년 사이에 두 번이나 대통령 파면 사태가 발생할 정도로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우리 정치권이 지난달 의미 있는 합의를 이뤄냈다. 덩치가 크고 인기가 없어 ‘코끼리 옮기기’에 비유될 정도의 어려운 과제인 국민연금 개혁에 합의한 것이다. 9%인 보험료율을 13%로 인상하고 2028년까지 40%로 낮아지게 되어 있는 소득대체율을 43%로 인상하는 게 골자다. 1998년 이후 27년 동안 9%로 동결돼 있어, ‘마의 두 자릿수 벽’이라고까지 불렸던 보험료율을 4% 포인트나 올린 이번 개혁이 어떤 의미로든‘역사적’이라는 점을 부인하는 전문가는 없다. 진통 끝에 이뤄진만큼 이번 연금개혁(모수개혁)을 다음 단계 개혁(구조개혁)의 마중물로, 생산적 논의를 해야 할 계제에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합의안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30·40세대 국회의원들이 이번 개혁안이‘젊은 층에만 부담이 가는 연금개악’이라고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보험료 인상은 매년 0.5%포인트씩 순차적으로, 소득대체율 인상은 내년부터 즉시 시행하기 때문에 은퇴 시기가 가까운 기성세대는 인상된 보험료를 몇 년 내지 않고 연금 인상 혜택만 누린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과연 그럴까. 인상된 소득대체율은 내년 이후 보험료를 내는 기간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가입 기간이 많이 남아있는 청년세대가 장기적으로는 더 혜택을 입는다. 다만 청년세대가 기성세대보다 보험료 부담은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번 개혁안을 어느 특정 세대의 희생, 특정 세대의 이득으로 볼 것이 아니라 다층적으로 평가해야 할 이유다. 사실을 정확히 알려주고 제도 안정화에 노력해야 할 정치인들은 분란만 일으키고 있다. 보수정치인들을 중심으로‘미래세대 착취 야합’, ‘86세대는 꿀을 빨고, 청년세대는 독박’이라는 식으로 청년층들을 부추기고 있다. 세대 갈라치기를 통한 정치적 이득을 챙기려는 속내가 뻔하다. 막이 오른 대통령 선거전에서도 쟁점으로 떠오를 조짐이다. 연금의 작동 원리는 젊은 세대의 기여로 앞 세대가 사회적으로 부양받는 ‘세대 간 연대’다. 현재 1,000조 대의 연기금을 갖고 있는 국민연금의 튼실한 재정 기반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저출산 고령화로 이런 세대 간 합의가 자칫 허물어질 위기다. 저성장, 기회 축소, 공정을 체화하고 있는 젊은 세대가‘연금을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건 일견 수긍이 가는 점도 있다. 하지만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를 동시에 부양해야 하는 ‘2중 부양’의 마지막 세대인 베이비부머들 역시 이번 연금 개혁의 일방적 수혜자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하다. 이렇게 갈등이 고조된 국면에서 정치인들이 표를 위해 세대 갈등에 얄팍하게 편승할 경우 어렵게 쌓아온 국민연금의 신뢰 추락은 시간문제다. 정치권이 할 일은, 연금소득세 총액의 연기금 납부 의무화를 통해 기성세대에게 책임을 더 지워주는 방식, 기초연금의 선별화를 통한 젊은 세대의 미래 조세 부담 감경 등, 세대 공존의 지혜를 짜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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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총동창회
- 작성일 2025-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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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문칼럼] 건학 627년과 1천 년 전의 義犬碑
- 최영록(영문 76) 메가시티 서울에서 42년을 살다 고향으로 낙향해 거사 생활을 즐긴 지 6년 차 사이비 농부이다. 모교에서 홍보전문위원으로 10년 넘게 일한 것(2003-2014)은 직장 생활의 행운이었다. 대학 다닐 때도 그랬지만, 우리 대학이 開校가 아니고 ‘建學’인 게 나는 너무 좋았다. 교시 仁義禮智와 건학이념 修己治人은 또 어떤가. “온 누리 가장 오랜 배움의 마을/육백 년 쌓고 쌓인 드높은 학통”으로 시작되는 교가의 후렴, “배움만이 보배 아닌 성균관대학 인의예지 그 자랑인 우리 대학교”까지 너무 근사했다. 2025년은 건학 627주년의 해다. ‘배움만이 전부’가 아니고 ‘人性이 먼저’라는 우리 대학교. 하여, 건학 610년 되는 해, 건학기념탑을 금잔디광장에 우뚝 세우자(물리적으로 높이 610m는 어려울 것이니 6m 10㎝는 어떻겠냐, 앞면에는 교시를, 뒷면에는 건학이념을 명기하자는 등)고 아이디어를 낸 적도 있다. 기념탑을 ‘전통과 첨단의 조화’‘Unique Origin Unique Future’‘溫故知新’‘法古昌新’‘오래된 미래의 대학’ 상징물(심벌)로 삼으면 좋겠다는 제안에 칭찬도 받았으나 쉬운 문제는 아니었을 것이다. 임실치즈와 보랏빛 엉겅퀴공원이 유명한 내 고향 오수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 있는 모교 이야기를 했다. 땅이름의 유래는 고려 초 임실 지역에 사는 김개인이 들불에서 자신을 구하고 죽은 개의 무덤을 만들고 슬피 울며 늘 갖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았는데, 싹이 나 거대한 느티나무로 자랐다는 것이다. ‘개 오, 나무 수, 獒樹’의 탄생 실화다. 김개인은 우리나라 최초의 반려인이며, 죽은 개는 반려견의 원조인 셈. ‘의견묘’가 조선조 세조 때 문신 노숙동의 한시에도 나온 걸 보면 그때까지 있었을 것이다. 곡명만 전하는 견분곡은 무덤 앞에서 주인이 울며 노래한 것이다. 1254년 펴낸 최자의 <보한집>에 고스란히 전하는 얘기인데, 그 사건 이후 군민들이 세운 ‘의견비’가 현존하고 있다. 구전으로 전해오던 묻혀 있던 이 비의 실체가 일제강점기 을축대홍수(1925년)때 처음으로 드러났다. 2023년 금석문학자의 탁본으로 밝혀진 건립 간지는 ‘임술년(1022년)’으로 추정되는데, 앞면엔 죽은 개가 승천하는 모습이 양각돼 있고, 뒷면에는 碑銘과 건립연대, 시주한 80여 명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학술대회에서 학계 공인을 받을 일만 남았다. 1980년대 중반부터 멸종된 오수개를 생물학적으로 완벽하게 복원하여 고향을 빛낸 한 의인(義人) 덕분에, 지난해 유엔 FAO에서 우리나라의 고유한 개 품종으로 등재되는 빅뉴스가 있었다. 郡에서는 ‘1천 년만의 경사’라며 1천 년(1022-2024년)의 긴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유엔기구 등재기념비를 세웠다. 의견비와 같게 전면에는 복원된 오수개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뒷면에는 그동안 복원을 위해 애쓴 관계자 이름 50여 명을 새겼다. 세상은 이미 반려동물의 전성시대로 치닫고 있다. 반려동물 인구가 1,5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군에서는 이미 조성한 ‘의견테마파크’와 ‘펫추모공원’과 함께 인구 5,000명도 채 안 되는 조그만 면 소재지 오수를 세계적인 반려동물의 성지로 만들고, 세계반려동물산업엑스포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시 1천 년의 세월이 흐른 후, 어떠한 사연으로 이 고을에 반려동물의 성지를 기념하는 비가 세워질 수도 있지 않을까? 조선조 유일한 왕립 고등교육기관(Royal Academy)로서 ‘인재 요람의 성지’였던 모교는 해를 거듭할수록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이제 명문대를 대표하는‘SKY’라는 약칭이 무색해졌지 않은가. 1천 년 전 ‘의견의 고장’으로 유명했던 내 고향 오수가 ‘세계적인 반려동물의 성지’로 거듭날 꿈을 꾸고 있듯이, 우리 모교 출신들의 노벨상 수상 소식이 하루빨리 들려오면 정말 좋겠다. Dream come true. 복원된 오수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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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총동창회
- 작성일 202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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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문칼럼] 이주자 택지의 정당한 분양대금에 관하여
- 박철형(법학전문대학원 2기) 법무법인 명륜 구성원변호사/ 감정평가사 이주대책, 원주민의 정당한 권리로 자리 잡아야 한다 공익사업이 진행되면서 원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이주대책은 단순한 금전적 보상이 아니라 강제수용으로 생활 근거를 상실한 이들에게 종전의 생활을 원상회복할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적 장치다. 택지개발과 같은 대규모 공공사업이 잦은 우리나라에서 이주대책이 갖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주대책의 본래 취지가 무색해지는 사례가 빈번하다. 사업시행자는 원주민들에게 택지를 원가로 공급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원가를 훨씬 초과하는 가격에 분양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원주민들은 재정착이 어려워지고, 공익사업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데 이어 경제적으로도 막대한 부담을 떠안게 된다. 이는 공익을 목적으로 한 택지개발이 오히려 원주민을 경제적 약자로 내모는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원주민들이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다면, 개발에 대한 사회적 반발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주대책의 올바른 방향은 무엇이며, 이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법원은 정당한 이주대책을 어떻게 판단했는가 실제로 서울의 한 공공주택지구에서는 원주민들에게 제공된 택지의 조성원가가 단위면적당 약 270만 원에 불과했지만, 사업시행자는 이를 약 450만 원에 분양했다. 원주민들은 공공개발로 인해 강제 이주를 당했는데도, 다시 정착하려면 시장가에 가까운 가격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사법부의 판단으로 조금씩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법원은 여러 판례를 통해 이주자택지의 공급가격은 ‘택지조성원가’에서 생활기본시설 설치비용을 차감한 금액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명확히 했다. 법원이 이처럼 정당한 분양가 산정 방식을 제시한 것은 원주민 보호를 위한 중요한 법적 기준이 된다. 이 판결을 통해 사업시행자가 과도한 분양가를 요구하는 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또한, 원주민들은 과다한 분양대금을 납부한 경우 법적으로 이를 반환받을 수 있는 근거를 갖게 되었다. 이주대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가 우리나라에서는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원주민들이 기존의 삶의 터전에서 재정착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제도가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이주대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원주민들이 경제적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재정착이 불가능해지고, 공익사업이 오히려 원주민들을 강제이주시키는 불공정한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개발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사회적 불만과 비용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공공사업은 공익을 목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희생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러나 원주민들이 강제수용된 이후 막대한 경제적 부담까지 떠안아야 한다면, 공익사업의 취지는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원주민들이 안정적으로 재정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일부 사업시행자는 원주민 보호를 위한 이주대책을 비용 증가의 원인으로 보고 개발사업의 걸림돌로 인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원주민들이 안정적으로 재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오히려 공익성을 담보하고 개발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길이다. 결국, 이주대책이 실질적으로 작동해야 공익사업도 진정한 공익을 실현할 수 있다. 공익사업은 개발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원주민들이 보호받고, 강제이주로 인한 피해가 최소화될 때, 공익사업은 비로소 그 본래의 목적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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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총동창회
- 작성일 202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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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칼럼] 불로장생의 꿈에 다가가는 한국경제 차세대 성장 동력 - 정상전(약학 86) 모교 약학대학 교수
- 정상전(약학 86) 모교 약학대학 교수 인류는 오랜 역사 속에서 건강과 장수를 추구해 왔다. 고대 중국의 진시황은 불로장생의 꿈을 품고 신하들에게 장생불사의 약을 찾도록 명령했지만, 당시의 부족한 의학적 지식으로 인해 오히려 수명이 단축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현대 의학의 발전은 인간의 기대 수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신약 개발을 통해 건강한 미래를 실현하는 데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고대 사회에서 기대 수명은 극히 짧았으며, 전염병과 영양 부족, 전쟁 등이 사망의 주요 원인이었다. 하지만 여러 문화권에서 발전한 전통의학은 현대 의약품 개발에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하였다. 중국과 한국의 전통의학은 인삼과 마황을 활용하여 면역력을 높이고 질병을 치료하는 데 기여했으며, 인도의 아유르베다 의학은 강황과 같은 허브를 활용한 치료법을 발전시켰다. 또한, 이슬람과 이집트 의학에서도 식물과 미네랄을 활용한 치료법이 문서로 기록되어 전해졌으며, 히포크라테스의 이론을 계승한 갈레노스의 기초의학지식을 기반으로 유럽 의학은 현대 의약품의 기초를 형성하였다. 로마 시대에는 의사 디오스코리데스가 작성한 『약물지(Materia Medica)』가 중세를 거쳐 현대 약리학 발전의 중요한 참고서로 사용되었다. 이처럼 고대의 의료 지식은 현대 의약품 개발의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의약품 개발은 인류 건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전환점을 맞았다. 1918년 스페인 독감 대유행은 효과적인 치료제와 백신개발의 중요성을 부각시켰으며, 1928년 알렉산더 플레밍의 페니실린 발견은 박테리아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을 급격히 낮추며 항생제 시대를 열었다. 이후 설폰아마이드 화학요법제, BCG 결핵 백신, 디프테리아 백신, 그리고 조너스 소크의 소아마비 백신이 개발되면서 감염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현저히 감소하였다. 이러한 혁신들은 최근 코로나 극복 과정에서도 나타났듯이 인류가 전쟁과 감염병이라는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더욱 발전하며 현대 신약연구의 방향을 제시했다. 최근 수십 년간 신약 개발은 감염병 치료에서 만성질환 예방과 관리로 초점이 이동하였다. 1987년 머크의 로바스타틴 개발은 심혈관 질환 예방에 기여하였으며, 1996년 등장한 항레트로바이러스 요법은 HIV를 죽음으로 가는 치명적인 질병에서 관리 가능한 질환으로 변화시켰다. 2001년 출시된 글리벡은 항암표적 치료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백혈병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었으며, 2014년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옵디보의 출시는 암 치료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또한, 항체-약물 복합체(ADC) 기술을 활용한 엔허투와 같은 신약들은 특정 암세포를 표적하여 정밀 치료를 실현하고 있다. 한편, 만성질환 증가로 인해 비만과 심혈관 질환 관리가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며, 2021년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오젬픽과 웨고비는 당뇨병과 비만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다. 이들 약물은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 심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는 데 기여하며, 현대 의약품이 질병치료를 넘어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신약 개발은 인간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는 핵심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으며, 미래에는 만성질환 예방, 맞춤형 치료, 그리고 삶의 질 향상이 신약 개발의 중요한 목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제는 노동집약적 산업, 중공업 및 제조업, IT 산업을 통해 꾸준한 성장을 해왔지만, 글로벌 경쟁 심화와 기존 산업의 포화로 인해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에 부가가치가 높고 지속적인 혁신이 요구되는 제약·바이오 산업이 중요한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신약 개발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한 예로 GLP-1 계열 당뇨 및 비만 치료제를 보유한 덴마크의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는 2024년 각각 한화383.5조 원과한화 약 953조 원의 매출을 기록하였으며, 특히, GLP-1계열의 비만과 당뇨 치료제의 영업이익률은 44~45%로 보고되어 제약 산업의 높은 부가가치를 입증하였다. 화이자는 2022년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를 통해 약 100조 원의 매출을 달성하였다. 이처럼 신약 개발에서 글로벌 리더기업을 육성하는 국가들의 특징을 보면 대학과 제약산업 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혁신적인 신약개발에 성공하고 있다. 스위스는 연구 중심 대학과 제약기업 간 협업이 가장 활발한 국가이다. 바젤 대학교는 노바티스와 로슈와 협력하여 '바젤 바이오젠트룸'을 운영하며 신약개발과 바이오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MIT와 화이자가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약후보물질 탐색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옥스퍼드 대학교와 아스트라제네카의 협력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끈 대표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은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강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으며, 대표적인 사례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들 수 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며, 램시마를 통해 유럽 및 미국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보유하며 바이오젠, 로슈, 모더나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하여 고품질 바이오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한국의 제약·바이오 산업은 제조업 중심으로 성장을 하고는 있지만 보다 고급 지식과 높은 부가가치를 가진 혁신신약개발 역량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최근 유한양행에서 렉라자라는 신약을 개발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국내 전통 제약사들도 신약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다만, 이 역량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는 제약기업들이 우수한 기초연구 인력을 보유한 대학과의 산학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한국에도 서울대학교, 성균관대학교, 카이스트, 포항공대 등 우수한 바이오 기초연구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대학이 많다. 이러한 연구역량을 기반으로 산학협력을 제고함으로써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한국기업의 신약개발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요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규제 개선이 필요하며, 미국과 유럽처럼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및 규제 승인 절차를 효율화해야 한다. 또한, 바이오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금 지원 및 기술 이전을 활성화하고, 국내 대학과 제약사 간 공동연구를 확대해야 한다. 신약개발은 국민 건강을 증진하는 동시에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할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정부의 전략적 지원과 산학 협력 등을 통해 한국이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지속된다면 한국은 신약 개발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며, 경제성장과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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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총동창회
- 작성일 2025-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