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 캠퍼스 둘러보기 - FREE COMMUNITY ZONE, 자유로운 학습과 소통의 공간
- 자연과학캠퍼스 삼성학술정보관 5층에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학습과 소통을 이어갈 수 있는 ‘FREE COMMUNITY ZONE’이 마련되어 있다. 일반 열람실과 달리 대화가 가능한 공간으로, 개인 학습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내부에는 여러 명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협업용 테이블과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소파가 마련되어 있다. 특히 공간 한쪽에 넓게 자리한 통유리창은 탁 트인 개방감을 더해 비교적 편안한 분위기에서 공부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한다. 별도의 예약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 공강 시간에 잠시 머무르거나 팀원들과 함께 과제를 진행하기에도 용이하다. 이용 시간은 삼성학술정보관 개관 시간에 따라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 40분까지, 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공휴일은 휴무이다. 공간의 내부 모습은 성균관대학교 학술정보관 유튜브 채널에서 제공하는 360도 VR 투어 영상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곳은 조용한 열람실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학업과 소통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개인 학습부터 팀별 과제, 휴식까지 필요에 따라 활용할 수 있어 자연과학캠퍼스 학생들을 위한 실용적인 학습·협업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김나은(인공지능 24) 학생기자
-
- 작성자 총동창회
- 작성일 2026-09-28
-
- [학생칼럼] 안주함을 벗어나, 눈부신 미지로 - 서민채(글로벌경영 24)
- 서민채(글로벌경영 24) ‘comfort zone’은 심리적으로 안전한 곳, 자신에게 익숙하고 편안한 장소를 말한다. 나에게는 19년을 나고 자란 본가, 부산이 바로 그런 곳이다. 해운대 바다가 나를 한 없이 품어줄 것만 같은, 언제나 돌아와도 된다는 안도감을 주는 안식처. 그러나 나는 고향에서 벗어나 대학 진학을 위해 홀로 상경했다. 스무 살, 처음 서울행 기차를 타던 생경함이 아직도 선명하다.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나를 반기듯, 펑펑 내리던 눈도 생생하다. 눈이 내리지 않는 나의 고향과는 다른 풍경이었다. 지하철을 꽉 채우던 사람들, 모두가 바쁘게 움직이던 걸음들, 사투리를 전혀 들리지 않던 그 어색한 풍경이 내 첫 서울이었다. 홀로 서울에 올라와 짐 정리를 하며 걱정도 많았다.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수 있을까?, 일반고 출신인 내가 영어로만 진행되는 우리 학과 전공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까?’ 등의 우려였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스무살 첫 대학이라는 달콤함은 금세 두려움을 덮었다. 서울에서 길고 길던 밤은 즐거웠으며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새로운 동네를 탐색하던 재미도 쏠쏠했다. 어느새 성균관대학교가 있는 혜화동이 나의 두 번째 comfort zone이 되었다. 올사거리, 철문길, 명륜당, 소나무길, 혜화는 나에게는 이제 두 번째 집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comfort zone에 있으면 사람은 성장하지 못한다. 안정감이 드는 곳에선 현실에 안주하게 되고, 변화를 두려워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마저 좁아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혜화가 집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을 무렵, 나는 새로운 도전을 탐색했다. 그렇게 결심한 것이 우리 학과에서 지원해주는 ‘복수학위’제도 였다. 영어를 쓰는 익숙한 국가도 아닌, 언어조차 낯선 프랑스로 가기로 결정했다. 이제 출국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나의 프랑스어는 아직 초급 수준이고, 프랑스 땅은 밟아본 적도 없다.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분명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나라, 낯선 사람들 틈에 나를 던져 넣는 행위는 필연적으로 서투름과 부딪힐 것이다. 때로는 길을 잃거나 외로움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과정 모두 나의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 내가 comfort zone에서 벗어나 배우고 싶은 건 ‘완벽하게 홀로 잘 사는 법’이 아니다. 나는 ‘넘어져도 혼자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용기’를 갖고 싶다. 아이브 가을의 솔로곡 에는 ‘눈이 부신 미지 자유로운 Vibe, wonderful’라는 가사가 나온다. 내게 다가올 프랑스에서의 나날들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두려운 미지이겠지만, 그렇기에 자유롭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시간이 될 것이다. 한국을 떠나기 전의 나와 낯선 세상과 부딪힌 뒤 귀국했을 때의 내가 얼마나 다르게 변해 있을지 기대된다.
-
- 작성자 총동창회
- 작성일 2026-09-28
-
- [동문칼럼] 미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 세계 만국공원에 세종대왕 석상 건립 - 전경배(교육 63)
-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 세계 만국공원에 세종대왕 석상 건립 세종대왕의 정신을 담은 석상이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 만국공원 한국정원에 세워진다. 지난 8월 17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 교민회장 문종대(정치 61) 일행은 모국을 방문해 충남 보령시 석공예 예술원을 찾아 제작 중인 세종대왕 석상 현장을 둘러보고 최종 점검을 진행했다. 석상은 10월 말 완공한 뒤 선편으로 미국에 운송해 11월 중 클리브랜드 만국공원 한국정원에 설치하고 현지에서 제막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충남 보령시 미산면 봉성리 석공예 예술원에서 제작 중인 세종대왕 석상은 미국 내 세계 만국공원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상징물로 건립된다. 만국공원은 미국 내 교민회가 있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각국에 일정 규모의 부지를 무상 배정하고, 국가별 특성을 담은 조형물을 조성해 세계 각국의 문화와 평화, 공존의 가치를 알리는 취지로 추진되고 있다. 세종의 얼굴에 담긴 인자한 품격 세종대왕 석상은 왕좌에 앉아 책을 펼쳐 든 모습으로 제작되고 있다. 온화하고 인자한 표정과 학문을 상징하는 책, 왕의 위엄을 표현한 좌대의 곡선 등이 조화를 이루며 백성을 사랑했던 세종대왕의 모습을 현대적인 조형미로 담아냈다. 작품 제작에는 석공예가 김유제 시인을 비롯해 대한민국 무형문화재 제48호 보령 석장 기능보유자 고석상 장인, 국가기능올림픽 석공예 부문 금메달리스트 신동업 등이 참여했다. 전통 석공예 기술과 현대적인 조형 감각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석상에는 경북 경주시 남산에서 채취한 남산석이 사용됐다. 오랜 세월 한국의 석조문화와 불교조각 등에 활용된 남산석 특유의 깊고 따뜻한 질감을 살려 세종대왕의 인자한 품격과 학자 정신을 표현했다. 형상을 넘어 한글 창제 정신까지 돌에 새기다 이번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세종대왕의 형상뿐 아니라 석상에 훈민정음의 정신을 함께 새겼다는 점이다. 석상 뒷면에는 훈민정음 창제 배경을 설명하고, 앞면에는 스물네 글자를 새겨 세종대왕의 업적과 한글의 가치를 함께 기억하도록 했다. 세종대왕은 1443년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1446년 반포했다. 한문 중심의 문자 생활 속에서 자신의 생각과 뜻을 표현하기 어려웠던 백성을 위해 누구나 쉽게 배우고 사용할 수 있는 문자를 만든 것이다. 한글은 단순한 문자를 넘어 인간의 존엄과 소통, 교육과 평등의 가치를 상징한다. 이번 석상은 이러한 세종대왕의 정신을 가장 오래가는 재료 중 하나인 ‘돌’에 새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클리브랜드 한인회는 한국정원의 중심에 세종대왕 석상을 세워 한국의 역사와 문화, 한글의 가치를 미국 사회와 세계인에게 알리는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다. 10월 완공, 11월 미국에서 제막 석상은 좌상 높이 195cm, 석대 150cm로 전체 높이는 345cm이며 총중량은 약 6톤에 달한다. 지난 4월 21일 제작 선포 고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갔으며, 약 7개월간의 작업을 거쳐 10월 최종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성된 석상은 선편으로 미국에 운송돼 클리브랜드 만국공원 한국정원에 설치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미국 내 한인사회가 힘을 모아 한국 문화의 상징을 세운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특히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이 한국정원의 중심에 자리함으로써 미국에서 살아가는 한인들에게는 고국의 역사와 정체성을 되새기는 공간이 되고, 세계인에게는 한국 문화와 한글의 가치를 알리는 상징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돌을 다듬는 것은 세종대왕의 정신을 새기는 일” 석공예가 김유제 시인은 세종대왕 석상 제작에 들어가며 “세종대왕은 단지 조선의 임금이 아니라 백성을 위해 가장 아름다운 문자를 창제한 인류문화의 위대한 스승”이라며 “돌을 다듬는 일은 단순히 형상을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그 정신을 새기는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한글을 만든 애민의 마음과 한국인의 정신, 우리 문화의 품격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담아내고자 했다”라며 “클리브랜드 한국공원에 세워질 세종대왕상이 타국에서 살아가는 동포들에게 마음의 고향이 되고, 세계인에게 한국 문화와 한글의 위대함을 알리는 상징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인사회의 화합으로 이뤄낸 결실 세종대왕 석상 건립은 클리브랜드 한인사회의 화합과 후원이 바탕이 됐다. 그동안 회원 간 갈등 등으로 한국정원 조성이 지연됐으나, 지역 원로들의 제안으로 문종대 회장이 사업을 이끌면서 한인사회의 화합을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이후 단합 골프대회 등을 통해 모금 활동을 펼쳤고, 약 30만 달러의 찬조금이 모이면서 세종대왕 석상 건립을 최종 결정했다. 문 회장 역시 4만 달러를 일시 후원하며 사업에 힘을 보탰다. 석상 제작을 맡은 김유제 석공예가는 사업의 취지에 공감해 실질적인 이윤을 남기지 않고 제작에 참여하기로 했다. 건립에는 석재와 선적·운송비, 기초공사 및 설치비 등이 소요되며, 동문과 교민들의 후원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클리브랜드 한인회는 한국정원에 세종대왕 석상과 어울리는 한국형 팔각정을 추가로 건립하기 위해 5만 달러 모금을 목표로 하고 있다. 뜻을 함께하고자 하는 동문은 성균관대학교 총동창회 또는 문종대 회장에게 문의하면 된다. 찬조 기탁 금액은 미국법에 의해 세재 감면 혜택이 있으며, 찬조자는 석상 제작 시 참여자 명단과 회사명이 각인된다. *미국 문종대 회장: 001-216-402-4022
-
- 작성자 총동창회
- 작성일 2026-09-28
-
- [의학칼럼] 조용히 다가오는 뇌졸중의 그림자, 심방세동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성균관의과대학교 임상영양연구소장/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 최근 50대 여성 A씨는 계단을 오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 근처 병원을 찾았다가 뜻밖의 진단을 받았다. 불규칙한 심장박동을 이상하게 여긴 의료진이 심전도 검사를 시행한 결과, 원인은 '심방세동'이었다. 심방세동 하면 보통 가슴 두근거림을 떠올리기 쉽지만, A씨처럼 단순한 호흡곤란이나 피로감만 느끼다 뒤늦게 병을 발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규칙적으로 뛰지 않고 불규칙하게 미세하게 떠는 부정맥의 일종이다. 대한부정맥학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심방세동 유병률은 전 인구의 2.2%로 10년 전 대비 2배나 증가하였다. 고령인구의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이 질환이 ‘조용한 살인자’라는 점이다. 환자의 절반 가까이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해 방치하다가, 심장에 고인 혈액이 굳어져 생긴 혈전(핏덩이)이 뇌혈관을 막는 뇌졸중을 맞닥뜨린 후에야 사실을 깨닫는다. 심방세동 환자는 일반인과 비교하면 뇌졸중 위험이 5배, 치매와 심부전 위험이 각각 1.5배, 3배 이상 높다. 심방세동은 대부분 심장 판막 질환, 관상동맥 질환, 고혈압성 심질환 등의 기질적인 심장 질환과 동반된다. 갑상샘항진증이나 만성 폐 질환과 동반되기도 하며, 수술 후에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연령이 증가하면서 발생 빈도가 증가하며 음주와 관련 있는 경우가 많다. 심방세동이 있으면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답답하며, 심한 경우 어지럽고 숨이 찬다. 하지만 증상이 없거나 무력감, 피로감만 나타날 수도 있다. 심방세동을 진단하는 가장 기본적인 검사는 심전도 검사이다. 문제는 심방세동이 가끔 나타나는 환자는 심방세동이 나타날 때 심전도 검사를 하지 않으면 진단을 놓칠 수 있다는 점이다. 심전도 검사에서 확인되지는 않지만, 심방세동이 의심되는 환자의 경우, 24시간 심전도 검사나 일주일 이상 착용하는 패치형 연속 심전도 검사로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갑상샘항진증, 음주 등 심방세동을 일으키는 원인이 있다면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하고 금주를 하는 것이 우선적인 치료이다. 항부정맥 약제나 심장박동 속도를 조절하고 심장의 부담을 줄여주는 약을 처방할 수 있다. 약물요법만으로 심방세동이 좋아지지 않으면 심장에 전기적 충격을 주어 심장박동을 되돌리는 심율동전환을 하거나, 사타구니 정맥혈관을 통해 카테터를 심장까지 삽입해 심장에서 잘못된 신호가 나오는 부위를 태우거나 얼려 치료하는 전극 도자 절제술로 치료할 수 있다. 심방세동은 나이가 들수록 피하기 어려운 질환이지만,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 비만, 고혈압, 당뇨, 수면무호흡증은 심방세동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므로 체중 관리와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고혈압,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을 잘 관리해야 한다. 아울러 금연, 절주를 실천하고, 커피, 홍차 등 카페인 섭취를 줄여야 한다. 가벼운 숨참이라도 간과하지 말고, 정기적인 심전도 검진과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이상 리듬 확인을 통해 '심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
- 작성자 총동창회
- 작성일 2026-09-28
-
- [동문칼럼] 국수면 족하다 - 양영권(신문방송 94) 머니투데이 논설위원
- 양영권(신문방송 94) 머니투데이 논설위원 A는 일요일에도 도서관에 나오던 학생이었다. 가끔 깔끔한 재킷 차림일 때가 있었다. 나중에 그가 자백한 사실인데, 그럴 때면 향한 곳이 유림회관이었다. 유림회관은 600주년기념관이 생기기 전 모교 출신임을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결혼식장으로 이용됐다. A는 비슷한 옷차림의 친구들과 피로연장으로 직행했다. 주머니가 가벼운 자취생에게 갈비탕에 기름진 반찬, 맥주까지 먹을 기회는 흔치 않았다. 결혼식 주인공과 일면식도 없었기에 부조금을 낼 생각은 없었다. 어느 날 불청객임이 탄로나 혼주 막내아들에게 멱살이 잡힐 때까지 비행은 반복됐다. 사회생활을 30년 가까이 하다 보니 결혼 청첩장을 받는 일이 많아졌다. 하지만 갈 수 없는 곳이라는 느낌이 드는 때가 많다. 봉투 전달을 부탁하거나 계좌로 마음을 전한다. 결혼식에 참석해 피로연까지 앉아 있는 게 부담되기 때문이다. 밥값이 고기 스테이크는 20만원을 훌쩍 넘는다. 뷔페도 10만원대가 흔하다. 밥값 이상 축의금을 내는 게 암묵적인 룰이다. 그렇다고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거나 하는 사이도 아닌데 10만원 넘게 부조를 하는 것도 통장 사정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렇게 내도 월급의 20%가 경조사비인 달도 있다. 음식이 갈비탕에서 뷔페로, 스테이크로 바뀌는 사이 선뜻 참석할 수 있는 결혼식은 줄어간다. 혼주는 하객에게 더 좋은 대접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하객은 그 비용에 맞춰 더 큰 부조를 해야 한다. 대접받고 싶은 방식으로 상대를 대접하라는 게 영화 오디세이에서 배운 법칙인데 현대엔 대접받는 만큼 봉투가 두꺼워야 한다는 법칙이 지배한다. 힘들게 걸음 하는 이들을 귀한 음식으로 대접하겠다는 생각이 오히려 발길을 주저하게 만든다. 과공비례(過恭非禮)라는 말이 있지만, ‘과찬비례(過饌非禮)’라는 말을 붙여도 될 듯하다. 불청객이 들켰을 때 예전이면 멱살잡이로 끝났지만, 음식이 고급스러워진 만큼 요즘은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 예전엔 오히려 이런 걸 막으려는 제도가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허례허식을 막기 위한 제도라고 배운 가정의례준칙이다. 서민들은 개의치 않았고, 고관대작들만 신경을 쓰는 제도긴 했다. 법전을 찾아보니 준칙이 아예 사라진 게 아니었다. ‘건전가정의례준칙’으로 아직 남아 있다. 혼인 잔치는 친·인척을 중심으로 간소하게 한다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 특히 공무원, 공공기관·단체 임직원, 사회 지도층은 솔선해 모범적으로 지켜야 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아무도 지키지 않는다. 그런 게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사문화한 준칙을 다시 살리면 어떨까. 결혼식은 국수 먹는 날이라는 말도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런데 국수 말고 뭐가 더 필요할까. 국수면 족하다는 조항을 넣고, 공무원뿐 아니라 전국민이 지키게 했으면 좋겠다. 나 같은 전라도 출신이라면 잔칫상에 홍어 한 접시 올리는 건 허용하자. 물론 현실성이 없는 얘기다. 초대받은 예식에 직접 가서 기꺼이 축하의 말을 건네고 그동안 못 봤던 얼굴들도 만나 국수 한 그릇 나누고 싶어 해본 부질없는 생각이다.
-
- 작성자 총동창회
- 작성일 2026-09-28
-
- 캠퍼스 둘러보기 - 공강 시간을 채우는 공간, 퇴계 R&E 라운지
- 성균관대학교 퇴계인문관 2층에 있는 퇴계 R&E 라운지는 학업과 휴식을 함께 할 수 있는 개방형 공간이다. 평일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토요일은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되며 일요일과 공휴일은 운영하지 않는다. 퇴계인문관과 다산경제관을 오가는 길목에 위치해 수업 전후나 공강 시간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라운지 내부는 식물과 한옥 요소를 활용한 인테리어로 꾸며져 차분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혼자 공부하기 좋은 바 테이블과 팀플에 적합한 테이블, 휴식을 위한 빈백과 소파 등 다양한 좌석이 마련되어 있어 목적에 따라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무선 인터넷과 콘센트가 갖춰져 있어 노트북을 활용한 과제나 학습에도 편리하다. 퇴계 R&E 라운지는 열람실과 달리 별도의 예약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수업 전후나 공강 시간에 잠시 들러 과제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기에도 편리하며, 빈백과 소파 공간은 학생들이 여유롭게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화장실 리모델링이 완료되어 전반적인 이용 환경도 더욱 쾌적해졌다. 퇴계 R&E 라운지는 공부와 휴식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공간으로, 학생들이 캠퍼스 생활 속에서 잠시 여유를 찾고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장소로 자리 잡고 있다. 김나은(인공지능 24) 학생기자
-
- 작성자 총동창회
- 작성일 2026-08-24
-
- [학생칼럼] 성균관의 여름 위로 추억은 '방울방울' - 이정빈(국문 24)
- 이정빈(국문 24) 유난히도 무더운 3학년의 여름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다. 이번 여름은 심상치 않게 더워서, 한낮의 외출은 온몸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 밖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더운 열기가 팔다리를 휘감아오기 때문에, 잠깐의 외출마저 어느 정도의 용기를 갖고 ‘감행’하는 일이 된다. 무심코 지나치던 자연을 끌어안을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여름은 어찌 보면 다정한 계절이기도 하다. 며칠 전 문득 학교로 향할 일이 생겨 용기를 갖고 조금의 설렘까지 얹어 집을 나섰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교정을 걸었다. 정문을 지나 천천히 학교 오르막길을 걸었다. 방학 중인 교정은 한산해 사람 하나 보이지 않았고, 자연스레 나와 풍경만이 단둘이 서 있었다. 혹은 교정의 풍경은 늘 있던 자리에 가만히 누워 있고 내가 홀로 그 앞에 서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매미 소리가 쨍하게 울려오고 뜨거운 열기 속에서 사념이 하나둘 사라지니 눈앞의 풍경만이 또렷해졌다. 한참을 그렇게 걷고 있자니 지난 두 해 동안 성균관에서 보낸 추억들이 풍경을 닮은 모습으로 방울방울 떠올랐다. ‘추억은 방울방울’이라는 문구를 지금껏 그저 관용 표현으로만 생각해 왔지만, 물기를 머금은 여름의 성균관에 추억이 방울방울 맺혀 떠오르는 것을 그 순간에는 분명하게 경험했다. 명륜당 옆으로 나 있는 길을 오를 때에는 앞뜰에 마주 서 있는 두 그루의 은행나무 아래서 동기들과 꼭 붙어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 찍은 영상에는 ‘잘 찍히고 있냐’라는 물음에 ‘응’ 답하는 것부터, 하트 모양을 조정하고 타이밍을 기다리는 순간까지 설레고 앳된 얼굴들이 잘 담겨 있다. 영상 속의 샛노란 은행나무는 지금은 초록을 매달고 있었다. 올가을 다시 노랗게 물들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추억을 선물해 줄 것을 생각하니 괜스레 마음이 흐뭇해졌다. 600여 년의 세월을 품은 명륜당 은행나무에는 수많은 성균인의 시간이 함께 깃들어 있기에 가을이면 그 잎이 더욱 깊은 황금빛을 머금는 듯하다. 이어 들어선 금잔디 광장에서는 첫 대학 축제를 즐겼던 스무살 국어국문학과 새내기의 얼굴이 떠올랐다. 동아리 사람들과 잔디밭 한복판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캔을 맞대며 영원 비스무리한 것을 말하는 건배사를 했다. 연예인 공연 대신 우정을 택한 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금잔디 축제 피크닉이었다. 진녹색 유니폼을 맞춰 입고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내내 즐거웠다. 광장을 둘러싸고 늠름하게 선 중앙도서관과 퇴계인문관은 나의 글쓰기 아지트로서 내가 국문학도에 가까워지는 데 응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그들은 나뿐 아닌 모든 꿈꾸는 별들의 밤이 되어 주었다. 지리학자 이프 투안(Yi-Fu Tuan)에 따르면, 사람은 자신의 경험과 감정, 그리고 문화를 지닌 채 ‘공간’과 마주한다. 처음에는 막연하고 추상적인 공간이었던 곳도 여러 번 찾아가고 그곳의 배경과 의미를 알아가면서 경험이 쌓이면, 어느새 친밀하고 의미가 가득한 ‘장소’로 변해간다. 성대는 그렇게 나에게 하나의 장소가 되었다. 걸음마다 셀 수 없이 많은 추억이 서려 있다. 여름의 학교 나들이는 추억을 방울방울 쏘아올린다.
-
- 작성자 총동창회
- 작성일 2026-08-24
-
- [동문칼럼] 아버지의 유산 - 김국현(행정 73) 수필가
- 김국현(행정 73) 수필가 옷장 선반에 오래된 책이 한 권 꽂혀 있다. 검은 표지는 낡고 헤져서 접힌 자리에 속살이 드러나 있다. 송나라 주자가 쓴 《소학(小學)》이다. 내가 책을 좋아하고 글 쓰는 일을 즐기기에, 아버지는 내게 다른 어떤 것보다 책을 남기셨다.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아버지는 병석에 계셨다. 집으로 모시기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아버지의 뜻에 따라 우리 형제들은 부모님이 살던 옛집을 그대로 두기로 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시고 형제들이 다시 그 집에 모였다. 부모님의 유물이라야 책과 옷가지, 이불, 부엌살림이 전부였다. 검소하고 단정한 두 분의 일상이 눈앞에 되살아났다. 나는 그 속에서 빛바랜 《소학》 한 권을 골라 신문지에 싸서 집으로 가져왔다. 며칠 전, 불현듯 그 책이 궁금해졌다. 간밤에 아버지가 환하게 웃으며 나를 바라보는 꿈을 꾸었기 때문이다. 책장을 넘기니 곳곳에 붉은 볼펜으로 줄이 그어져 있고, 여백마다 친필 메모가 남아 있었다. 종이가 낡은 탓에 글씨가 조금씩 번져 있어 읽기가 쉽지 않았다. 단어와 문장의 의미를 주석해 둔 것으로, 그냥 읽어 내려간 게 아니라 공부하신 흔적이었다. 아버지는 책 속에 여전히 살아 계셨다. 아버지의 숨소리와 함께 천천히 책 읽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우연히 펼친 곳은 ‘가언(嘉言) 28장’이었다. 사람이 부모가 없으면 자신의 생일에 마땅히 슬픈 마음이 배나 더할 것이다. 다시 어찌 차마 술잔치를 벌이고 음악을 연주하며 즐길 수 있겠는가. 만약 아버지와 어머니가 생존하였다면, 자신의 생일에 그렇게 하여도 좋을 것이다. 아버지는 이 구절에 줄을 그어 두셨다. 그 뜻을 헤아리자 가슴이 먹먹했다. 부모의 은혜를 잊지 말고, 늘 경건한 마음으로 살아가라고 하신다. 아버지는 고향의 문화원과 대학에서 유학을 가르치신 분이다. 그럼에도 나이 들어 《소학》을 읽으신 것은 유학도로서 기초를 튼튼히 하기 위함이라 짐작해 본다. 다른 장을 펼쳤다. ‘경신(敬身) 36편’의 말씀이다. 目不視惡色 耳不廳惡聲(목불시악색 이불청악성) 눈으로 악한 빛을 보지 말고 귀로 악한 것을 듣지 말라 보고 듣는 것을 신중히 하여, 항상 선한 마음을 갖고 바르게 행동하라는 뜻이 아니던가. 자애로운 분이라 생전에는 잔소리를 거의 하지 않았는데, 이제 장성한 자식에게 무언의 가르침을 주고 계셨다. 책 뒷면의 출판연도를 보니, 아버지가 지금의 내 나이 무렵에 이 책을 구입하신 것이었다. 책은 분명 세월을 넘어 아버지와 나를 잇는 다리였다. 아버지를 떠올리면 여러 장면이 겹친다. 시골역의 플렛폼에서 역무복을 입고 계시던 모습, 정부 표창을 받던 날의 미소, 방송에서 유학을 강의하시던 목소리, 사군자를 그리던 손끝의 섬세함. 말수가 적으면서도 농담을 즐기셨고, 내가 집에 있는데도 놀러 온 친구에게 “너 집에 갔다”고 장난치시던 기억이 새롭다. 내 어릴 적 들려주시던 황새와 까치 이야기는 이제 내가 손자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되었다. 나는 낡은 책을 가슴에 안고 조용히 속삭인다. “아버지, 용서하십시오.” 어릴 때 자전거를 잃고도 솔직히 고백하지 못한 일, 어머니를 유택에 모신 뒤 소식을 바로 전해드리지 못한 일, 병상에 계실 때 그토록 가고 싶어 하셨던 집으로 모시지 못한 일…. 그 모든 순간에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그럼에도 아버지는 내 삶을 늘 흐뭇한 마음으로 지켜보셨다. 공직에 들어섰을 때, 중앙청 홀에서 합격증을 받던 내 모습을 보시며 어머니와 함께 미소 지으시던 순간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날의 뿌듯함이 지금까지 나를 이끌어왔다. 내 이름에 ‘국(國)’자를 넣으신 것도 아마 그런 뜻이었으리라. 이제는 내가 아버지의 집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가 내 마음의 집으로 찾아오는 손님이다. 삶이 힘겹고 흔들릴 때마다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천천히 가라, 바르게 살아라.” 작은 데서 원대한 꿈을 꿀 수 있는 용기, 자연을 벗 삼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선비의 자세, 당신의 큰사랑으로 내가 보람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도 아버지가 남기신 소중한 유산이다. 나는 양지바른 창가에 아버지의 자리를 마련하고, 당신이 즐겨 그리시던 난초 한 그루를 올려놓는다. 어느 겨울날 그 난초에 꽃이 피면 아버지의 빈자리에 앉아 《소학》을 펼쳐 읽으리라. 아버지의 책이 들어 있는 옷장 문을 열 때마다, 나는 아버지를 맞이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
- 작성자 총동창회
- 작성일 2026-08-24
-
- [의학칼럼] 단맛 중독 탈출하기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성균관의과대학교 임상영양연구소장/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 월요일 오후, 피로와 스트레스가 어깨를 짓누를 때 떠오르는 것은 쌉싸름한 아메리카노보다 달콤한 바닐라 라테나 초콜릿 한 조각이다. 마감과 야근에 쫓길 때 입에 넣는 달콤함은 당장 지친 영혼을 달래주는 가장 확실한 위안이 된다. 하지만 이상하다. 분명 한 조각만 먹으려 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면 빈 포장지만 덩그러니 남는 일이 반복된다. 단순한 의지력 부족일까? 아니다. 이것은 당신의 의지 문제가 아니라 뇌의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만들어낸 ‘달콤한 덫’이다. 과거 코네티컷대학교 신경과학과 연구팀은 실험 쥐 연구 결과, 쥐들은 코카인보다 단맛이 나는 쿠키에 더 강하게 끌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먼저 쥐들에게 쿠키와 코카인을 충분히 섭취하게 했다. 그리고 이 쥐들이 다시 배가 고파졌을 때 쿠키와 코카인을 공급했다. 그 결과 양쪽에 몰려든 쥐의 수는 비슷했지만, 쥐들이 쿠키를 먹을 때 뇌의 쾌락 중추가 코카인을 접했을 때보다 더 활성화된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 실험을 통해 고지방·고당도 식품이 마약보다 뇌를 더 자극한다는 사실이 증명되었고, 단 음식이 몸에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먹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밝혀진 셈이다. 최근의 뇌과학 연구들은 이 현상이 인간의 뇌에서도 동일하게, 아니, 훨씬 정교하게 작동한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 신진대사 연구소와 미국 예일대 연구팀은 고지방-고당분 음식 반복 섭취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기 위해 정상 체중 참가자 49명을 대상으로 8주 동안 정상적인 식단 외에 한 그룹은 고지방-고당분 요구르트를, 다른 그룹은 저지방-저당분 요구르트를 먹도록 했다. 연구팀은 실험 전과 실험이 진행된 8주간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두 그룹의 뇌 활동에 어떤 차이가 생기는지 관찰하였는데, 고지방-고당분 음식을 먹은 그룹은 고지방-고당분 음식에 대한 뇌 반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기 부여와 보상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도파민 시스템이 활성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이전과 같은 만족감을 얻기 위해 뇌는 점점 더 많은 양의 설탕을 요구하게 되는 것이다. 의학적으로 '단맛중독'이라는 진단명이 명확히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상 속 신호로 이를 충분히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단맛중독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 1. 하루 첨가당 섭취량이 총 섭취 열량의 10%(50g)를 넘는다. 2. 단맛에 신체적·정신적으로 의존해 습관적으로 찾는다. 3. 일정 시간 단것을 먹지 못하면 불쾌감, 집중력 저하, 불안을 느낀다. 4. 시간이 지날수록 더 달고 자극적인 음식을 찾게 된다. 위 항목에 해당한다면 이미 뇌의 보상 체계가 단맛에 지나치게 길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과도한 당 섭취는 체중 증가와 비만은 물론,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병을 유발한다. 혈액 속 중성지방 농도를 급격히 올려 장기적으로는 심혈관 및 뇌혈관질환의 위험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킨다. 달콤한 위안의 대가가 너무나 가혹한 셈이다. 단맛중독에서 벗어나는 핵심은 뇌의 보상회로를 천천히 재조정하는 것이다. 갑작스러운 단절은 강한 금단증상을 불러일으켜 더 큰 폭식을 부를 수 있으므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설탕, 액상과당이 첨가된 음료나 디저트 대신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와 생과일을 섭취하자. 과일의 당분은 식이섬유와 함께 흡수되어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혈당 스파이크'를 막아준다. 공복 시간이 길어지면 혈당이 떨어지면서 뇌는 가장 빠르게 에너지로 전환되는 '설탕'을 강력하게 갈망한다. 규칙적인 식사로 혈당의 변동 폭을 줄이는 것이 기본이다. 뇌는 갈증 신호를 배고픔이나 당 갈망으로 착각하곤 한다. 단것이 당길 때 시원한 물 한 잔을 먼저 마셔보는 것이 뜻밖의 효과를 발휘한다. 무심코 마시는 음료나 간식의 영양성분표에서 '당류(g)' 함량을 확인하자. 숫자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무의식적인 섭취를 줄이는 훌륭한 브레이크가 된다.
-
- 작성자 총동창회
- 작성일 2026-08-24
-
- [교수칼럼] 도로교통법과 '차마(車馬)' (2) - 이승민 모교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
- 도로교통법과 ‘차마(車馬)’ (2) 이승민(모교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 도로교통법에 ‘교통’의 정의는 없지만 국가통합교통체계효율화법에서는 이를 ‘사람 또는 화물을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기 위한 행위, 활동, 기능 또는 과정 등’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화물’은 정확히 무슨 의미일까? 이에 대한 법적 정의는 찾기 어려우며, 일반적으로 이는 ‘운반과 수송의 대상이 되는 물건(재화나 물품)’을 의미하므로 그렇게 이해하면 될 것이다. ‘운수’는 운반과 수송을 의미하는데, 이에 대한 법적 정의도 찾아보기 어렵고, 일반적인 사회통념이나 상식에 맞게 이해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운수’는 ‘물건을 옮기는 행위’라고 이해할 수 있다(실무에서 운반은 현장에서, 수송은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물건을 옮기는 것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교통’, ‘화물’과 ‘운수’에 대한 개념 정의는 다분히 순환적이다. 불행히도 심지어 법 개념에서조차 이러한 순환적 정의를 완전히 회피할 방법은 없다. 그래서 법률해석이라는 어려운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가축’에 대해서도 도로교통법은 침묵하고 있다. 그렇다면 가축에 관한 일반법인 축산법을 참조할 수밖에 없다. 축산법 제2조 제1호는 ‘가축’을 ‘소·말·면양·염소[유산양(乳山羊: 젖을 생산하기 위해 사육하는 염소)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돼지·사슴·닭·오리·거위·칠면조·메추리·타조·꿩, 그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동물(動物)’로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축산법 시행령 제2조는 기러기(제1호), 2. 노새·당나귀·토끼 및 개(제2호), 꿀벌(제3호), 그밖에 사육이 가능하며 농가의 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동물로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동물(제4호)을 가축의 범위에 포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고시로 ‘가축으로 정하는 기타 동물’이 추가되는데, 현행 규정에는 짐승(1종: 오소리), 관상용 조류(15종: 십자매, 금화조, 문조, 호금조, 금정조, 소문조, 남양청홍조, 붉은머리청홍조, 카나리아, 앵무, 비둘기, 금계, 은계, 백한, 공작), 곤충(16종: 갈색거저리, 넓적사슴벌레, 누에, 늦반딧불이, 머리뿔가위벌, 방울벌레, 벼메뚜기, 아메리카동애등에, 왕귀뚜라미, 왕지네, 여치, 애반딧불이, 장수풍뎅이, 톱사슴벌레, 호박벌, 흰점박이꽃무지), 기타(1종: 지렁이)가 열거되어 있다. 이쯤 되고 보니 도로교통법이 ‘가축’의 정의에 대해 침묵한 것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법질서의 통일성이라는 관점에서는 각 법률의 개념 정의가 상호 조응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축산법과 도로교통법은 입법 목적이 상당히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도로교통법에서 교통에 활용되는 가축을 별도로 열거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 같다. ‘교통이나 운수에 사용되는’이라는 징표만으로 ‘우마에 해당하는 가축’과 그렇지 않은 가축의 경계가 분명하게 나뉠 수 있을지는 의문이기 때문이다. 예를 하나 들어 보자. 축산법상 가축에는 비둘기가 포함된다. 그렇다면 전서구(傳書鳩)는 도로교통법상 ‘우마’인가? 전서구는 ‘편지’라는 물건을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거나 옮기는 데 사용되는 가축이다. 그러므로 이는 교통이나 운수에 사용되는 가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도로에서 전서구를 날리는 행위가 도로교통법의 적용 대상이 된다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 전서구를 날리면서 도로표지판과 차로를 준수하고 안전거리를 확보하며 수신호를 해야 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그러므로 논리적·체계적 해석을 한다면 전서구는 ‘우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문리해석에 의하더라도 이른바 ‘Absurdity Rule(터무니없는 해석 결과 배제 원칙)’에 의한다면 전서구는 ‘우마’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애초에 도로교통법이 ‘가축’의 개념에 대해 침묵함으로써 축산법을 참조하게 만든 것이 문제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독자의 흥미를 위해) 언급할 것은 ‘소’나 ‘말’의 개념도 완전히 명확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종속과목강문계(種属科目綱門界) 중 어떤 분류를 지칭하는 것인가? 일응 속(Genus)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소는 우제목(偶蹄目; 소발굽이 아닌 짝수 발굽을 의미), 소과, 소속으로 여기에는 다양한 종(Species)이 있고, 말은 기제목(奇蹄目; 홀수 발굽을 의미), 말과, 말속으로 역시 200여 개의 다양한 종으로 나뉘는데, 도로교통법에서 종이 다르다고 다른 취급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즉, 한우를 타든 젖소를 타든, 조랑말을 타든 아라비안을 타든 도로에서의 법적 규율에 차이는 없다. 반면, 얼룩말은 말과이기는 하지만, 말속으로 보기도 하고 이와 구별되는 얼룩말아속(亞屬)으로 보기도 한다. 비록 얼룩말의 거친 성격 때문에 매우 힘들겠지만, 누군가가 얼룩말을 길들여 타고 다닌다면 여기에 도로교통법이 적용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소나 말을 ‘과(Family)’의 개념으로 본다면 얼룩말은 당연히 도로교통법상 말에 해당하게 된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소나 말이 우제목이나 기제목을 의미한다고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하마도 ‘소’이고(하마는 그 명칭과 달리 우제목, 하마과, 하마속이다), 코뿔소도 ‘말’이 된다(코뿔소도 그 명칭과 달리 기제목, 코뿔소과이다). 이러한 생각에 대해서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당나귀와 노새는 말과 속은 같고 종이 다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나귀, 노새는 말과 별도의 가축으로 언급되어 있다. 그렇다면 입법자가 속을 기준으로 가축을 열거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심지어 늑대와 멧돼지는 각각 개, (집) 돼지와 같은 종이다. 사실 입법자가 생물학적 분류를 바탕으로 입법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은 비현실적이다. 입법자는 그저 사회통념을 법률에 반영했을 뿐이며, 전서구나 얼룩말, 늑대, 멧돼지를 교통이나 운수에 사용하는 일은 없으리라 믿었을 것이다. 그런데 야생 멧돼지를 길들여 타고 다니는 사례가 실제로 등장하였다! 그렇다면 도로교통법이 적용되어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도로교통법이 ‘교통이나 운수에 사용되는’ 가축이라고만 정의하였을 뿐이고, 야생 멧돼지는 교통안전에 대한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더 높으니, 교통에 일단 사용된 이상 법 적용은 피할 수 없다고 보는 견해도 있을 것이고, ‘교통이나 운수에 사용되는’이라는 문구를 ‘교통이나 운수에 사용할 목적으로 기른’이라고 한정적으로 해석하여 위와 같은 우연적이고 예외적인 경우는 제외된다고 보는 견해도 있을 것이다. 후자의 견해를 취한다면 혹자는 이렇게 얘기할지도 모르겠다. 도로교통법은 야생 멧돼지를 차마 ‘차마’로 볼 수는 없었다고.
-
- 작성자 총동창회
- 작성일 2026-0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