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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가 떴다’ PD가 동창회보에 떴다 - 장혁재(신방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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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4-24
장혁재(신방 90) 동문은 모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SBS에서 PD로 일했으며, 현재는 ‘스튜디오 가온’에 소속되어 있다. ‘X맨’, ‘패밀리가 떴다’ 등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름만 들으면 알법한 굵직한 예능들을 연출한 실력 있는 연출가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웃고 즐기는 프로그램의 뒷면에는 모든 제작 과정을 총괄하는 예능 PD들의 땀과 노력이 가득 차 있었다. 참신하고 독특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솔직한 웃음을 전달하는 장혁재 PD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예능 PD로 일하고 있는 장혁재입니다. 1996년에서 2015년까지 SBS에서 PD로 일하면서 '호기심 천국', '패밀리가 떴다, '런닝맨' 등 여러분들이 아실만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많이 제작했습니다. 지금 제가 소속된 스튜디오 가온은 런닝맨의 조효진 PD를 포함한 다른 후배들과 함께 만든 회사입니다. 우리 회사는 버라이어티를 잘 만들던 PD들이 싱크탱크처럼 모여 만들어져서 우리가 가장 잘하고 원하는 콘텐츠들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 동생인 장태유 감독도 합류하면서 예능과 드라마를 망라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OTT 서비스를 통해 방영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어요.
Q. 예능 PD라는 직업을 언제부터 꿈꾸게 되셨는지.
A. 저는 솔직히 대학 때부터 남을 잘 웃기는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예능 PD들이 다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소심한 사람도 많습니다. 오히려 남을 관찰하고, 재미 포인트를 잘 찾는 사람들이 PD가 되는 것 같아요. 저는 학생 때부터 PD가 되고 싶은 생각은 있어서 신문방송학과에 지원했습니다. 제대하고 나서는 방송 현장에서 엑스트라 생활, 그리고 FD 생활을 1년 정도 하면서 현장 경험을 했습니다. 현장 경험이 나중에 SBS에 지원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PD가 되고 나서 느낀 건, 실무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예요. 일을 해 보고, 내가 정말 이 일에 맞는지 확인하고 지원하면 훨씬 성공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 일을 하기 위해서 준비했던 과정이 성균관대에서의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Q.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이 예능 PD에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는지.
A. 예능 PD 시험을 볼 때 100m 달리기 테스트를 해야 한다는 말을 농담 삼아 해요. 그만큼 예능 PD가 되기 위해서는 순발력, 지구력, 그리고 끈기가 중요합니다. 편집하다 보면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밖에 집에 못 가는 날들도 많아요. 끝까지 편집하면서 자기가 원하는 그림을 찾아내기 위해서 버티는 지구력이 중요하다는 거죠. 다음으로 중요한 건 새로움에 적응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버라이어티 첫 세대였어요. 제가 카메라를 여러 대 사용한 대표적인 PD 중 한 명이기도 해요. 멀티카메라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술을 예능에 적용해서 제작하려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순발력이랄까, 흡수력이 중요합니다.
Q. 어떤 스타일의 예능을 추구하시는지 알려주신다면.
A. 저는 사실 뭐든지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어떤 컨셉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컨셉보다 중요한 건 재미예요. 그 재미를 어떤 식으로 구현하는지, 그 폼은 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폼을 좀 다르게 만들기 위해서 애쓰고, 그 폼 안에서 저희만의 다른 포인트를 찾아 독특한 재미를 만들려고 해요.
또한 예능은 기본적으로 리얼하고, 진짜 같아야 시청자들의 반응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리얼 버라이어티 쇼도 마찬가지예요. 연기자들이 적당히, 꾸며내서 자기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진짜로 연기하는 게 리얼 버라이어티 쇼거든요. 요즘 뜨는 유튜버들, 인플루언서들, 그리고 기존 탑 MC들까지. 거부감 없이 자기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좋은 마케팅 수단이자 예능의 재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더불어 콘텐츠의 내용이 지금의 트렌드에 적합한가, 시청자들이 좋아할 소재나 방향성을 담고 있는가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 트렌드는 돌고 돈다지만, ‘지금의 사람들’이 가장 재미있어하는 소재가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를 어떻게 캐치하고 예능 콘텐츠에 반영할 수 있는지가 재미를 결정하는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Q. SBS 같은 방송국에서 PD로 근무하는 것과, 스튜디오 가온 같은 제작사에서 PD로 근무하는 것에 차이가 있다면.
A. 하는 일에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SBS에서 같이 일했던 사람들끼리, 똑같은 관계를 유지하며 일하고 있어요. 스튜디오 가온을 저희만의 독특한 능력을 발휘해서 특색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제작사로 키우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업계라는 정글 속에서 저희가 잘하는 것들을 가지고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방송국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일하다가, 정글 같은 곳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입장이 된 거죠. 더불어 SBS를 나오고서는 레귤러제(매 주 방영)가 아닌 시즌제 예능을 제작하고 있어요. 매주 방송을 송출해야 하는 부담이 없다 보니, 질적으로 더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하는 목표가 생긴 것도 변화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Q. 예능 PD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
A. 이런 콘텐츠 업계에서 일하고 싶은 후배님들은, 좀 더 적극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D는 일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 직업이에요. 이 직업은 '결과를 내겠다는 마인드'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내 능력과 시간을 갈아 넣고 원하는 결과물을 냈을 때 고통이 느껴지지 않고 재미있어하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아요.
PD 일을 직접 경험해보면 힘들 거예요. PD를 쓰리 멀티, 포 멀티 잡이라고들 합니다. 편집부터 시작해서 스탭을 챙기고, 기획하는 모든 일들을 PD가 직접 담당하고 있거든요. PD가 되고 싶다면, 인턴, 동아리 활동 등 실제적인 경험을 해 보고 본인이 정말 이걸 원하는 게 맞는지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확신이 들었을 때 입사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