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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한우물 '차통령' - 한문철(W-AMP 09)
- 총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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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4-24
Q. 경영전문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W-AMP를 나오셨는데, 진학 동기를 포함하여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30여 년 동안 ‘교통사고’라는 한 우물만 파 온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한문철입니다. 현재 JTBC에서 제 이름을 내건 ‘한블리(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라는 프로그램을 맡아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방송을 즐겨 보시는 시청자분들이 ‘블랙박스 아저씨’라고도 불러주세요. 제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오원석 교수님께서 당시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을 맡고 계셨는데, 오 교수님께서 성균관대학교 W-AMP를 소개해 주셨습니다. W-AMP는 Well-being, Wealth, Wisdom 세 가지의 첫 글자를 딴 것으로, 세 영역을 경영 및 관리하는 것을 배웁니다. 저는 이 W-AMP의 첫 글자를 ‘Wife’라고 부르곤 합니다. 바로 W-AMP 과정이 부부가 함께 수료할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다른 CEO 과정보다 부부가 같이, 대화 중심적인 분위기 속에서 수업을 듣고 자기 개발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느껴져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성균관대에서 학부를 나오지는 않았지만, 동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성대에 들어온 것이 2009년으로 벌써 만 1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성대 행사에는 빠지지 않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W-AMP 동문회장을 맡고 있고요. 제가 성대를 사랑하는 마음은 세상에서 저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반자인 아내와의 추억을 만들어준 곳이기 때문입니다. 아내와 함께 소중한 경험을 쌓게 해준 W-AMP에 애정이 있습니다.
Q. 대한민국에서 ‘교통사고 관련 법 전문가’ 하면 독보적으로 떠오르는 분이신데요, 여러 하위 법 분야 중 교통사고 관련한 전문가가 되기로 결정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제가 1989년도에 ‘교통사고의 법률지식’이라는 책을 썼는데, 그 책이 우리나라 최초의 교통사고 관련 법률 지식 서적이었어요. 그전에는 일본의 책을 그대로 번역한 것만 있었거든요. 이를 계기로 변호사 개업 후 교통사고 쪽 민사 소송을 많이 맡게 되었습니다. 2000년이 되어서는 여태껏 맡아왔던 교통사고 소송을 바탕으로 무엇인가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것이 바로 사이버 로펌이었습니다. 천리안, 하이텔 등 초기 인터넷을 처음 접하고 이를 통해서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을 일반인에게 무료로 쉽게 설명해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교통사고 분야에 대한 저의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서 많은 사건 데이터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에, 당시 다른 변호사 수임료의 1/3 수준으로 받으며 남들보다 더 많은 사건을 맡았어요. 이렇게 맡은 사건이 6천여 건이네요. 남들보다 많은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맡아서 확인하다 보니 교통사고 사건 소송의 승소 여부, 소송 실익 평가 등에 능란해졌습니다.
블랙박스가 나온 후에는 사고 영상을 보고 점점 구체적인 사고 과실 비율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방송사의 인터뷰 요청도 들어오고 결국 2013년에는 SBS ‘모닝와이드-한문철 변호사의 몇 대 몇’이라는 프로그램이 공식적으로 생겼어요. 이때부터 한문철, 하면 블랙박스 변호사로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Q. 처음 교통사고 분야에 특화된 전문성을 키우시면서 겪으신 어려움을 말씀해 주신다면.
A.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과실 비율을 조정하는 등 경찰, 법원, 보험사 등에서 관례로 해오던 것에 부딪히며 새로운 판례를 만드는 과정에서 고생이 많았어요. 당시 보험사와 많이 싸우고 법원에서도 법리 논쟁을 많이 펼쳤던 기억이 있어요. 한창때는 일주일에 한 번씩 기존에 없던 판결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판결들이 여러 방송국 메인 뉴스에서 보도되며 불합리한 옛날 관행들이 고쳐지게 되었죠. 예전에는 보험사의 약관 기준과 법원의 약관 기준, 저의 기준에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비슷해졌어요. 제가 20년 동안 계속해서 제시해 온 주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수많은 판결이 지금의 변화를 만든 게 아닐지 생각합니다.
Q. 유명세만큼 의뢰 들어오는 사건 수도 굉장히 많을 것 같은데, 사건을 수임하는 기준이 있으시다면.
A. 저는 꼭 소송을 해야 하는 사건만 수임합니다. 소송은 굉장히 긴 시간과 큰 금액, 정신적 피로도가 소모되는 과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뢰인을 위해서도 소송이 객관적으로 이익이 되는 상황에서만 소송을 진행합니다. 무작정 많은 사건을 수임하지 못하는 것은 저의 원칙 때문이기도 합니다. 저는 모든 사건을 직접 상담합니다. 제가 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아야 소송 착수 여부에 대해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소송 착수 여부부터 이의신청 여부, 항소 여부까지 사건의 처음과 끝을 제가 직접 결정합니다. 철저한 계획과 설계에 따라 소송을 진행하고 나면 최선의 결론을 의뢰인께 전달해 드리되 판단은 그의 몫으로 넘겨드립니다. 그러면 보통 저의 의견을 따르시는 판단을 내리게 되십니다. 물론 사람이다 보니, 저의 판단이 틀릴 때도 있지만 축적된 경험에 따른 정확도는 상당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Q. 현재 집중하고 있는 과업이 있으시다면.
A. 세 가지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첫째, 운전자를 위한 제대로 된 운전자 보험입니다. 교통사고와 관련된 사건을 보면 형사 기소된 가해자가 오히려 억울한 피해자인 경우도 몇몇 있습니다. 원래는 이런 경우 초기 경찰 조사 단계가 아니라 법원에 기소된 후부터 운전자 보험의 보상 범위에 속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여 사건 조사의 처음부터 변호사 선임비를 지원하는 초기 대응 플랜을 만들었습니다. 두 번째, 급발진 사건에 대응하기 위한 페달 블랙박스입니다. 급발진으로 인해 발생한 사건에서 무죄를 입증하기란 어렵습니다. 민사 사건에서는 급발진으로 인한 무죄가 인정된 적 없을 정도예요. 이를 위해서 전후방뿐만 아니라, 페달 브레이크를 조작하는 모습을 포착하는 페달 블랙박스를 상용화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반광 의류’ 사업입니다.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로 오래 일해온 만큼 교통사고의 사후 대응이나 법적 조치 못지않게 사고 자체의 예방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반광 의류가 이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야간 주행 시, 반광 소재 의류는 주변의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흰색보다도 훨씬 수월하게 식별이 가능합니다. 특히 야간 도로에서 사고가 났을 때, 반광 소재의 판초 우의를 사용하면 기존에 활용되는 삼각대보다도 훨씬 밝아 보다 확실하게 2차 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해당 반광 소재를 현재 특허 출원 중에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기업이나 지자체를 상대로 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어요. 이 수익금의 일부는 교통 약자들을 위해서 사용하며, 보다 좋은 교통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사회 공헌을 하고 싶습니다.
Q. 재학 중인 젊은 후배들 및 28만 동문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 있으시다면.
A. 젊은 학생들에게 뭐든지 한 우물을 파야 한다 말해주고 싶어요. 저의 경우 10년으로는 안 됐고, 20년을 하고도 부족했고, 30년을 하니 이제야 좀 알겠더군요. 여러분도 2, 30년 후를 바라보며 내가 잘하는 것을 찾아서 남이 걷지 않은 길을 걸어서 그 분야의 최고가 되길 기원합니다.